코스피 목표치 괴리 1000P 넘어
"증권사야 투자자로부터 수수료 챙기는 게 목적인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겠냐. 증권사 전망치는 그 회사 스스로도 신뢰하기 힘들 거다." 주요 증권사가 밝힌 올 증시 전망이 크게 빗나가면서 대다수 투자자가 이처럼 자조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29일 증권선물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주요 증권사는 올 코스피 예상범위로 1500~2500선을 제시하며 투자자에 적극적인 시장 대응을 권했다.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곳은 한화증권. 이 회사는 1500~2550선 사이에서 코스피가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대투증권과 키움증권도 예상고점을 2500선으로 내놨다.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우리투자증권은 1800선을 예상저점으로 내놨지만 이 지수대가 사실상 연중고점이 돼버렸다.
외국계 증권사도 입을 맞춘 것처럼 낙관론 일색이었다. 모건스탠리와 JP모건은 각각 2400과 2300선을 예상고점으로 제시했고 도이체방크와 BNP파리바는 각각 2130과 2150선으로 내놨다.
그러나 지수는 올 1월부터 11월까지 4~5월에만 반짝 오름세를 보였을 뿐 연일 약세를 이어갔고 10월에는 장중 890선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지수는 이달 들어 국내외 정부가 경기부양 드라이브를 걸며 전방위적으로 정책의지를 드러낸 데 힘입어 일시적으로 120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가 재부각되면서 29일 현재 1110선까지 되밀린 상태다.
이처럼 실제 지수가 전망치를 1000포인트 넘게 밑돌면서 증권사에 대한 투자자 신뢰도 바닥에 떨어졌다.
인터넷 주식동호회 운영자인 A(33)씨는 "지수 전망치에 대해 증권사가 밝힌 근거를 읽고 있으면 기분이 답답해진다"면서 "재테크를 제대로 하려면 투자자 스스로 공부하고 예상하는 게 훨씬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주요 증권사는 증시가 이론적 분석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게 아닌 만큼 돌발변수에 의한 급락까지 예측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망 시점에 맞춰 데이터를 분석하기 때문에 시장을 보는 증권사마다 시각이 비슷할 수밖에 없다"며 "한쪽으로 주요 증권사 전망이 몰리면 애널리스트도 그쪽으로 줄을 서게 된다"고 전했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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