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백화점 등 일부 유통업체들이 재활용이 가능한 무상 종이봉투 대신 50~100원씩 받고 있는 비닐봉투를 권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7월 개정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형소매점 등은 그동안 100원씩 받아오던 종이봉투를 무상으로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의 점원들은 고객들이 물건을 계산대에 올려놓자마자 비닐봉투 사용여부만 물어본 뒤 비닐 값을 추가하고 있다. 무료로 제공되는 종이봉투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28일 이마트를 방문한 이 모씨(42)는 “대형마트에 종이봉투가 있는 사실조차 몰랐다”며 “비닐봉투로 이익을 취하려는 상술인 것만 같아 기분이 언짢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점포에서 비닐봉투로 취한 판매 이익만 한 달 기준으로 200~500여만원 정도다. 1년이면 2400~6000만원에 이른다. 비닐봉투만 팔아도 샐러리맨 연봉 수준이다.
신세계 백화점은 물건을 구입하지 않으면 종이봉투를 아예 구입조차 할 수 없게끔 했다.
김 모씨(30)는 시장에서 산 물건들이 많아 종이봉투를 구하기 위해 명동 본점을 방문했다. 그는 평소에도 이런 일이 발생할 때면 눈에 띄는 백화점에서 종이봉투를 사곤 했다.
그러나 김 씨는 백화점 점원으로부터 “물건을 사지 않으면 종이봉투를 제공하기 힘들다”는 말만 들어야만 했다. 방침 상 어쩔 수 없다는 것.
김 씨는 “종이봉투 하나 얻는데 물건을 사라니 정말 어이가 없다”며 “이런 융통성 없는 대처가 어디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신세계 백화점은 “예전에는 물건 구입 여부를 떠나 100원으로 종이봉투를 살 수 있었는데 무상으로 바뀐 이후에는 매장에서 물건을 구입한 고객에게만 제공하고 있다”며 “요구하는 고객마다 종이봉투를 무료로 제공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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