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사실무근” 답변에도 사퇴설은 ‘솔솔’
1급 간부 줄사표로 개각설 '무게'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불거졌던 기획재정부 강만수 장관의 사퇴설의 불씨가 청와대의 계속된 부인에도 사그라지지 않고 다시금 살아나고 있다.
강 장관이 올 초 환율 상승을 지지하는 듯 한 발언으로 환율 급등을 부추긴데 이어 종합부동산세, 상속세 인하 등 민감한 정책들을 앞장서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치권과 시장에서 신뢰를 잃었고 이는 민심으로 까지 이어 졌다.
여기에 “사실무근”이라며 극도로 말을 아끼는 청와대도 최근 들어 국정운영에 속도를 내며 개각설에 무게를 싣고 있어 강 장관 사퇴설에 불을 지피고 있다.
◆입지 좁아진 姜...사퇴설, 1급 간부 줄사표 등
강 장관의 사퇴설이 다시 고개를 든 26일 이동관 대변인은 경제위기 후 끊임없이 강 장관의 사퇴설 불거져 나왔을 때와 같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답했다.
강 장관의 거취가 큰 변수인 개각설에도 청와대는 당혹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날 김은혜 부대변인은 개각설과 관련, “현재 개각에 대한 공식 논의는 없다”라며 “인사문제 보도는 신중해 달라”고 긴급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당초 1월 중순까지 진행키로 했던 정부부처 새해 업무보고를 연말까지 마무리하기로 하는 등 국정운영에 속도를 내고 있고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와 관련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혀 강 장관과 이견이 표출돼 개각설에 무게가 더해지고 있다.
더군다나 강 장관의 거취가 가장 이슈인 개각설에 정부부처 1급 간부들이 잇따라 집단 사표를 내고 있는 것도 개각의 연장선장에서 진행되는 것이라는 해석까지 더해지면서 강 장관의 사퇴설 불씨에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여권선 의견 갈려..개각 변수로 주목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집권 2년차를 맡는 2009년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특히 일사분란하고 강력한 경제팀이 불가피하다고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 28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경제-경영학 교수 82명을 중심으로 이명박 정부 경제부처 관계 장관 6명과 한국은행 총재를 대상으로 업무수행 능력을 평가한 결과, 강 장관은 최하위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전문가들은 특히 강만수 장관에 대해 '낡은 사고, 시대착오적 상황 인식과 발상'(응답자의 58.7%), '잘못된 정책추진'(28.7%), '시장참여자들의 신뢰상실'(20%) 등 혹평했고, 교체 1순위로 꼽았다.
하지만 여권 내부에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교체를 요구하는 이들은 지난 5월 쇠고기 파동으로 신뢰의 위기를 맞았던 현정부가 이번 개각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집권 2년차에 탄력적 국정운영이 어렵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강 장관 사퇴 불필요론’도 만만찮다. 내년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까지 예상되는 시점에서 누가 경제사령탑을 맡더라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강 장관이 뒤처리까지 맡아야 한다는 전략적 시각이다.
한나라당 정책위 관계자는 “강 장관의 교체는 시기상조”라며 “경제위기 상황의 불을 끈 뒤 교체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여권에선 강 장관의 거취가 개각의 신뢰성을 좌우할 변수로 보고 있다.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느냐 마느냐를 가를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김한나 기자 ha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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