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이 3000억달러를 돌파했다. 해외건설시장 진출 43년만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965년 해외건설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이후 2006년 2월 누적 수주액 2000억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잇달아 연간 수주액 최고치를 경신하며 다시 3000억달러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국토해양부와 해외건설협회는 30일 현대건설이 싱가포르에서 3억3000만달러 규모의 오피스빌딩 건설공사를 수주하게 돼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476억4000만달러로 늘어나 누적 수주액이 3000억달러를 넘어서게 됐다고 29일 밝혔다.
지역별로는 중동지역이 1746억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58%를 차지해 제1시장으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이어 싱가포르와 중국을 중심으로 942억달러어치의 공사를 따낸 아시아가 31%로 뒤를 이었다.
이외에 아프리카와 중남미는 165억달러로 수주 규모가 다소 적지만 정부와 업계의 시장 다변화 노력으로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국가별로는 쿠웨이트(75억4100만달러)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48억4100만달러), 카타르(44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1억2200만달러) 등지가 주요 해외건설시장으로 손꼽힌다.
공종별로는 플랜트 건설이 1243억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41%를 차지해 주력 부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과거 주력 공종이었던 토목과 건축은 각각 740억달러와 888억달러로 54%를 차지하고 있으며 2000년대 전후로 중국 등 후발주자와의 가격경쟁에서 밀려 고전해오다 지난해부터 초고층빌딩, 항만, 터널, 교량 등 고난도 공사를 중심으로 수주가 다시 늘고 있다.
특히 지난 2003년부터는 고부가가치 공종인 엔지니어링 부문의 해외진출이 본격화돼 올해만 240건, 9억달러어치의 공사를 수주해 계약액수가 지난해(3억8000만달러)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했다.
수주고만 늘어난 게 아니다. 국내 건설사들은 단순 도급방식에서 벗어나 사업 기획 및 발굴, 타당성 분석, 파이낸싱, 운영 등 건설 전 부문에 대한 노하우가 필요한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IT기술과 신도시 개발경험을 접목한 유시티(U-City) 수출, 자원개발과 인프라 건설을 연계한 패키지딜 방식의 사업 등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세계적 경제위기로 국내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달성된 것으로 해외건설은 오일쇼크 때처럼 국내 위기 극복에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400억달러 수주를 목표로 공기업 연계 진출, 해외건설 펀드 도입 등 지원정책 개발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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