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945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9년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1분기 전망치는 73으로 이번 분기(98)보다 25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로 번지면서 내년 상반기 소비위축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설 대목 등 소비 특수도 경기를 반전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는 기업들의 현장 체감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0~200 사이로 표시되며, 100을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에 비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며, 100미만이면 그 반대다.
업태별로는 홈쇼핑(104)만 기준치 100을 조금 웃돌았고, 전자상거래(80), 백화점(77), 수퍼마켓(73), 편의점(64), 대형마트(61) 모두 기준치를 밑돌 것으로 집계됐다. 홈쇼핑은 시장포화와 불황이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난 분기(131)에 이어 유일하게 기준치 100을 넘겼다.
대한상의는 "최근 홈쇼핑 업계가 보험·여행상품과 같은 무형상품과 중소기업 히트상품 등 마진이 높은 상품 위주로 방송을 편성하면서 이윤 폭이 높아졌다"고 밝히고, "화장품 등 중저가 실속형 상품도 매출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부정적인 전망에 대해서는 "경기침체에 따라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패션 및 내구재의 매출 저조, 평균 구매수량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야간매출 비중이 큰 편의점(64)은 겨울이라는 계절적 특성이 전망을 어둡게 한 것으로 보인다.
전자상거래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모든 업태가 좋지 못한 상황이지만,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한 마케팅이 알뜰소비에 부합하기 때문에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국내 유통업체들은 내년 1분기에 예상되는 경영애로 요인으로 소비심리 위축(44.0%), 상품가격 상승(18.5%), 인건비 부담(12.0%)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내년 소비심리 위축으로 소매유통업체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정부의 소비 진작을 위한 각종 정책도 중요하지만, 유통업체들도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는 치밀한 마케팅 전략에 역량을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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