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가 올 들어 지난해보다 2배 가량 많은 회사채를 발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올 들어 총 3조2245억원(26일 기준)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는 지난해 발행 규모(1조6442억원)보다 96% 증가한 금액이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는 각각 71%(3060억원)와 35%(103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고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오히려 24%(9378억원)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공격적으로 영업을 확대해 온 삼성카드가 금융위기 여파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회사채 발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삼성카드 측은 글로벌 신용경색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현재 자금 운용에 문제가 없으며 올 들어 회사채 발행을 늘린 것은 국내외 신용경색에 대비해 가용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충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삼성카드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시작된 지난 9월15일 이후 1조1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3개월 동안 올해 총 발행 규모의 3분의 1 가량을 시장에 쏟아낸 셈이다.
특히 10월 이후에는 하루에 한 번 꼴인 82회에 걸쳐 82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회사채 발행 공시를 통해 밝힌 발행 목적은 대부분 현금 서비스 및 신용판매 가맹점 대금 지급 등 단순 운전자금 명목이었다.
한 전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10월 이후 거의 매일 회사채를 발행한 것은 단기 자금 확충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이라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필요한 자금을 여러 번에 걸쳐 조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카드의 회사채 발행 금리가 업계 평균보다 높아 향후 이자부담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카드사들이 발행한 회사채 평균 금리가 8%대 중반을 기록한 데 비해 삼성카드는 최고 9%대 금리를 지급하는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카드 관계자는 "금리가 높은 것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자금 확보가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국내 경제가 아직 진정되지 않고 있는 만큼 가용 자금을 충분히 확보할 때까지 회사채를 계속 발행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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