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식품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한우산업 발전 대책을 발표했다.
이상길 농식품부 축산정책단장은 "한우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품질은 높이고 생산비용은 줄여야한다"며 "이를 위해 한우 농가를 조직화하는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 한우 산업 조직화하기로
농식품부는 시.군 지역별로 한우 농가들의 협업체인 일명 '한우사업단'을 140곳 가량 만들 계획이다. 이 사업단은 혈통 등록, 번식.발육성적 관리, 사료 공동생산.구매, 공동 출하 등 생산성 향상, 경영비 절감의 기능을 맡게 된다.
한우의 경쟁력을 키우려면 종자 개량이나 우수 사육법의 공유, 비용 절감 등이 필요한데 지금은 이를 맡아줄 한우 농가들의 조직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정부는 한우협회 지부나 축협 등의 자생적 조직을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한우사업단은 공모를 거쳐 구성할 계획이다.
시.군 단위 한우사업단의 상위조직으로는 광역 한우사업단을 두어 여러 개의 한우사업단을 관리하게 된다. 시.도별로 1∼2곳씩 모두 12곳이 될 광역 한우사업단은 생산성 향상, 품질 고급화를 위한 컨설팅, 판로 확보 등을 담당한다.
또 농협중앙회를 중심으로 대형 축산물 가공.유통업체를 만들어 광역 한우사업단을 상대로 한우를 거래하게 된다. 한우의 수요 확대 등을 위한 전략적 마케팅이 가능할 것으로 농식품부는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한우사업단을 중심으로 정책사업을 집중해 농가의 한우사업단 가입을 유도할 계획이다.
◇ 품질 고급화와 유통 개선
한우사업단 등을 중심으로 한우 개량사업을 대폭 강화한다. 소 혈통 관리, 암소 유전능력 평가 등을 체계적으로 수행할 한우 암소 개량사업을 도입하고 우수 암소의 수정란을 공급할 한우 암소 개량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사료비 절감을 위해 간척지 등에 조사료(건초 같은 섬유질 사료) 단지를 조성하고 사업비 보조율도 높이기로 했다. 송아지 폐사율을 낮추기 위해 10% 수준인 송아지 설사병 예방약 공급률도 2010년까지 100%로 높인다. 유행열 등 송아지의 유.사산과 관련된 예방약도 지원한다.
기술교육을 위한 농가 자율학습 조직 구성을 유도하고 시.도별로 한우 교육기관을 지정해 운영하기로 했다.
유통구조 개선 차원에서 도축장 구조조정 자금을 조성해 폐업할 경우 한 곳당 7억원 가량을 지원하고 지방세인 도축세를 폐지해 도축 비용을 절감하기로 했다.
자치단체.농협 등에 직거래 장터를 늘리고 지역축협을 중심으로 축산물 이동판매차량(냉동탑차)을 갖춰 직거래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한우 브랜드 경영회사와 한우 전문판매업소 간 직거래 체계 구축을 위해 2012년까지 3천곳에 1곳당 2천만원 이내의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브랜드 경영회사와 계약한 대형마트, 급식소 등에는 연간 300억원 규모의 축산물 직구매비를 지원한다.
이 밖에 축산물 종합직판장 확대(2008년 70곳→2012년 150곳), 대도시 근교에 판매점.식당을 결합한 한우 브랜드타운 설치(내년부터 5년간 10곳) 등도 계획에 들어갔다.
◇ 한우값, 수입산의 2.5배 수준으로
농식품부는 이 같은 사업을 위해 한우산업 관련 예산을 올해 4천억원에서 내년 5천300억원으로 늘렸다. 그 뒤로도 매년 5천700억원 이상을 지원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이런 정책들을 통해 2012년까지 한우 가격(냉장육 기준)을 수입산 쇠고기의 2.5배로 낮춘다는 구상이다. 지금은 3배 수준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촌경제연구원 조사 결과 소비자들이 한우에 대해 미국산 쇠고기의 2.3배, 호주산 쇠고기의 2.1배를 적정 가격으로 답한 바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2배 가까이로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한우 가격의 안정을 위해 경기에 따라 140만∼290만마리로 변동 폭이 컸던 사육두수를 200만∼280만마리 범위에서 관리하고 국내산 쇠고기의 시장 점유율도 40∼65%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다.
이상길 단장은 "이번 대책은 하드웨어 지원보다 한우 농가의 조직화와 생산.유통 기반의 체계적인 활용을 통해 산업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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