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중공업이 몇 일전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자금지원 불가통보를 받았다. 정부가 일시 유동성 위기에 몰린 중소조선사를 지원한다는 방침과는 사뭇 다르다.
그만큼 C&그룹이 안고 있는 부채는 내년 해운시황을 감안해 자금지원으로도 해결하기 힘든 위험요인이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채권비율 51.5% 보유한 메리츠화재가 150억원 지원이 힘들다고 한 것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싫다는 뜻일 것이다.
그동안 C&그룹의 사업확장은 모래 위에 성곽 쌓기였다. 단기간에 진도와 우방, 세양선박 등 여러 기업들을 인수했고 해운부문만 5개의 회사를 설립했다.
해운부문 산하의 C&해운, C&상선, C&라인, C&훼리, C&크루즈, C&케이씨엘 중에는 좀 생소한 회사도 보인다. 꽃을 피우기 전에 시들어가는 배경의 원인은 뭘까.
자기 발밑을 다지지 않고 멀리 내다보는 혜안도 없이 문어발식으로 확장한 방만경영에 있다고 본다. 2000년대말 최종 부도처리 당한 대우그룹이 그랬다.
무려 30조원에 가까운 부실채권만 남기고 자산규모 2위의 거대기업이 무너진 것이다. 그 당시 IMF때 온 나라는 막힌 자금줄에 허덕였고 금융권도 자금을 풀지 않았다.
그 당시 대우그룹은 유동성 위기 도래를 간파하고 사업확장 보다 기존 사업을 줄여 현금을 확보했어야 했다. 그러나 김우중 회장은 쌍용자동차 인수 등 무리한 강행을 시도했다.
현재 C&그룹의 사업확장과 다를 바 없다. 업종과 형태가 다를 뿐 사업하는 방식은 비슷한 것 같다.
멀리 내다볼 줄 아는 지혜, 미래를 위해 오늘 각고의 고통을 참을 줄 아는 인내, 보이기 위한 사업 보다 내실에 충실한 마인드. C&과 8년 전 대우를 보면서 문뜩 떠오른 구절이다.
김준성 기자 fresh@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