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와 IPTV를 각각 주력상품으로 내세운 LG파워콤-데이콤 그룹과 SK브로드밴드가 지난 11월 서로 상반된 성적표를 받았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파워콤은 지난 11월 한달 동안 초고속인터넷 순증가입자 6만4000여명을 확보해 순증가입자 기준 초고속인터넷 업계 1위 탈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동안 SK브로드밴드는 순증가입자 2만2800여 명을 확보하는데 그친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을 보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0월 말 번호이동이 허용되면서 가격이 저렴한 인터넷전화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며 "최근 SK브로드밴드가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보였음에도 순증가입자 증가세가 줄어든 이유는 아직 IPTV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번호이동 시행 이후 파워콤의 인터넷전화와 초고속인터넷 결합상품을 신청한 고객 수는 지난달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번호이동 신청 건수 역시 11월 말까지 7만567명을 기록해 SK브로드밴드(3만1036건)를 두배 이상 앞섰다.
서비스 가입자 수치를 비교하면 양사의 주력 서비스의 차이는 더욱 뚜렷해진다. 'myLG070' 가입자가 올해 1월 25만명에서 11월 현재 112만명으로 4배 이상 증가한 반면, '브로드앤 TV' 가입자는 올해 1월 84만7845명에서 77만9155명으로 마이너스 성장했다.
이러한 양측의 주력 콘텐츠가 올 한해 상반된 양상을 보이면서 초고속인터넷 시장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24.9%의 시장점유율을 보였던 SK브로드밴드는 올해 10월 기준 22.7%로 2%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반면 파워콤의 점유율은 11.7%에서 13.5%로 상승했다. 여기에 11월 순증가입자수를 감안하면 양사의 격차는 더욱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경영실적에도 고스란해 반영됐다.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에 인수될 당시인 지난해 4분기에 반짝 흑자를 낸 뒤 3분기 연속으로 적자행진을 지속한 반면, 파워콤은 지난해 2분기부터 6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달리고 있다.
이에 대해 파워콤 관계자는 "LG데이콤과 협력을 통해 고객들에게 저렴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실적 향상에 도움이 된 것 같다"며 "경쟁사에 비해 높은 최저보장속도를 보장해온 것도 고객들의 신뢰를 얻는데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SK브로드밴드는 "개인정보 유출사태로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가 빠졌다"며 "번호이동제와 함께 인터넷 전화 사업을 본격화하는 한편 내년도 IPTV 사업에도 박차를 가해 이를 만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 최소영 기자 yout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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