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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 쥔 상하이차, 쌍용차 회생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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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2-31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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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으로 내몰린 쌍용자동차 회생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열쇠를 쥔 중국 상하이차가 구체적인 해결방안 마련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기술유출에 이은 ‘먹튀’ 논란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지난 29일 국회에서 쌍용차 회생을 위해 노사정이 머리를 맞댔지만, 상하이차 관계자가 참석하지 않아 결국 입장만 확인하는 선에 그치고 말았다. 상하이차는 쌍용차 회생을 위해서는 한국 정부 지원과 구조조정이 선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직접 재정 지원을 할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중국 현지 신문들은 상하이차가 내년 초 쌍용차에서 발을 뺄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신경보’는 29일 상하이차가 자본철수를 포함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다른 언론은 내년 1월1일부터 자본철수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유출에 따른 ‘먹튀’ 논란도 불거진 상태다. 실제로 중국의 자동차전문 인터넷 신문인 <China Car Times>에 따르면 상하이차가 독자 개발했다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로웨(ROEWE)’가 쌍용차의 카이런과 꼭 닮은 것으로 확인됐다. 차체 디자인이나 핸들의 버튼, 실내 디자인이 카이런과 거의 흡사하다. 중국판 카이런인 셈이다.

이에 대해 쌍용차는 “로웨는 2006년 ‘L프로젝트’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L프로젝트는 두 회사가 합작사를 상하이에 세워 2007년까지 독자브랜드를 생산하기로 한 것을 말한다. 그러나 당시 상하이차는 240억원의 라이선스 계약금만을 지불했다. 보통 신차 개발에 드는 비용의 10분의 1만 내고 고급 SUV 생산 기술을 얻은 것이다.

쌍용차 노조는 30일 기자회견에서 “상하이차는 투자 약속을 지키기는커녕 정리해고에 ‘카이런’ 설계 기술 등을 빼돌리는 등 경영위기를 초래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칼자루를 쥔 상하이차가 쌍용차에서 발을 뺄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다시는 국내에 발을 들여놓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자구책 마련과 관련해 쌍용차 관계자는 “휴업기간이라 내년 1월5일 이후에나 노사 협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상하이차 장쯔웨이 부총재의 재입국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재입국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잘라 말했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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