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의 먹구름 속에 기축년(己丑年)을 맞는 주요 그룹 총수와 대기업 CEO들은 새해 첫날 어디서 무엇을 할까.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재계 리더들은 대체로 자택에서 차분히 신년 경영 구상에 몰두하며 새해 첫날을 보낼 예정이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경제 불안 탓에 삼성 등 주요 그룹을 포함, 상당 수 대기업들이 이례적으로 내년도 사업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못한만큼, 이들의 머리 속은 더욱 복잡할 수 밖에 없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삼성그룹 이건희 전 회장은 1월 1일 특별한 외부일정 없이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가족들과 휴식을 취한다.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은 자택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서 새해 경영전략을 짤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2009년도 사업계획은 내년초로 예정된 전략회의 이후에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역시 내년도 사업계획을 다듬을 장소로 서울 한남동 자택을 택했다.
국내외 시장에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위기를 맞고 있는 만큼 일단 차분한 마음으로 세계 유수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 역시 현재 내년도 사업 계획을 마무리짓지 못한 상태로, 세부 계획은 내년 1분기 이후에나 확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신정을 쇠는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1일 한남동 자택에서 가족들과 차례를 지내고 4일까지 집에 머물며 신년 경영구상에 전념하기로 했다. 신년 초에 특별한 일정이 없는 LG전자 남용 부회장도 집에서 4일까지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GS그룹 허창수 회장도 새해 첫날을 집에서 가족과 보내며 경영계획을 짠 뒤 2일 시무식에 참석한다. SK그룹은 다음달까지 경영환경 변화에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별 사업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달 창사 이래 첫 감산 조치와 함께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포스코의 이구택 회장의 경우, 현장을 직접 찾아 임직원들에게 힘을 북돋워주기로 했다.
이 회장은 집에서 새해를 맞고 다음날 포항 본사에서 열리는 시무식에 참석, 현장을 둘러보며 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포스코 역시 내년 '6조대 투자' 방침만 정했을 뿐, 내년도 구체적 사업계획 확정을 1월로 넘긴 상황이다.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은 연말에 고향인 울산으로 귀국, 가족들과 신정을 보낸 뒤 1월초부터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계열사 업무 보고를 받으며 경영 구상에 전념할 계획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도 새해 첫 날을 가족들과 함께 보내기로 했고, 박 회장은 2일 시무식과 공채 신입사원 입사식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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