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휴대폰 시장이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지난해에 비해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LG전자가 공격적인 시장확대 전략을 내세우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 12억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세계 휴대폰 시장 규모는 수요 위축으로 인해 올해 2500만대 가량 줄어든 11억7500대로 축소될 전망이다.
안승권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10%대로 끌어올리겠다"며 야심찬 목표를 밝혔다.
현재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8% 안팎인 LG전자는 지금까지 쌓아 온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와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기대반 우려반'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LG전자의 주력 시장인 북미 뿐만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 등 신흥시장의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공격적인 시장확대 전략이 현실화 될 지 미지수다.
특히 LG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미와 신흥 시장에서 프리미엄 이미지 전략을 지속하면서 저가폰 확대는 검토하지 않고 있어 점유율 확대가 수월치 않은 상황이다.
다만 세계 시장에서 휴대폰 점유율 1위업체인 노키아의 저가폰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5% 미만이었던 해외 공장 외주생산 물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판매대수에 연연하며 노키아 등 저가폰과 출혈경쟁을 할 생각은 없다"며 "특화된 기능과 디자인으로 1달러 더 주더라도 사고 싶은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휴대폰 업체들은 지난해 내수 시장규모가 줄어들자 프리미엄폰 위주로 고가 제품 마케팅 경쟁을 벌였다.
LG전자는 '프라다폰'이나 '뷰티폰' 등 풀터치폰을 앞세워 선전했지만 삼성전자의 '햅틱폰'에 이어 팬택계열에서도 터치폰을 잇따라 출시한 이후 시장의 상당 부분을 빼았겼다.
휴대폰 시장은 고가 터치폰 위주로 재편됐지만 실제로 중·저가폰의 판매량은 고가폰보다 많았다.
LG전자로서는 고가폰 시장의 경쟁 심화와 중·저가폰 경쟁력 약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38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는 11월 판매량에 비해 1만대 가량 늘어난 것이지만, 점유율은 29.1%에서 28.8%로 0.3%포인트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가 휴대폰 시장의 역성장이라는 난관 속에서도 강화된 브랜드 이미지와 디자인 경쟁력을 앞세워 노키아 등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선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세준 한화증권 연구원은 "LG전자 휴대폰은 지난해 1억대 판매 달성에 이어 올해는 1억6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기술력 한계와 스마트폰의 경쟁력 약세를 해결하는 것이 현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LG전자는 지난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올해는 판매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줄어들어 한 자릿수로 떨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LG전자 휴대폰 부문에서 두자릿 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공로를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한 안승권 MC사업본부장의 입지도 중요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정경진·최소영 기자 shiwal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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