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주식시장이 열린 2일 코스피는 3%가량 상승한 1150대를 기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습니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도 두 달 만에 9000선 회복에 성공했죠.
하지만 이번주는 국내외 경제지표 발표와 4분기 기업실적 공시, 한국은행 기준금리 조정, 옵션 만기일이 예정돼 있어 이에 따라 변동성이 커지면서 증시가 급등락할 우려가 있습니다.
홍인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말 국내외 증시가 상승했던 것은 뜻밖이었다"면서 "연초효과로 인한 기대심리가 컸던 영향으로 보이지만 이번주에는 지난주 상승세에 대한 반작용으로 증시가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주부터 우려했던 4분기 기업실적과 함께 주요 경제지표가 쏟아질 예정인데요. 미국은 6~9일에 걸쳐 12월 자동차 판매실적과 고용동향, ISM(공급관리협회) 서비스지수가 나오는데 이들 지표가 기대를 밑돌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분기 기업실적 악화 가능성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고 기대치가 높지도 않다"면서도 "하지만 기업실적이 예상치를 대폭 하회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4분기 어닝시즌이 다소 부담스럽다"고 전했습니다.
9일에는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점쳐지는데요. 전문가들은 인하폭이 0.25~0.5%포인트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8일 영국 중앙은행(BOE)도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이는데 이같은 국내외 금리인하 재료는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함성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까지 금리가 2%대로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유동성 증가에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옵션 만기에 따른 수급 악화와 환율 추이도 이번주 증시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입니다.
연말 윈도드레싱이나 배당을 노렸던 세력이 물량을 한꺼번에 내놓을 가능성이 있고 환율 또한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므로 당분간 약세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죠.
외환시장 관계자는 "지난 연말 안정을 보이던 환율이 새해가 되자마자 1320원대로 껑충 뛰었다"면서 "기관과 외국인 모두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어 원ㆍ달러 환율은 1350원대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가 매수를 확대할 것으로 보이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외환ㆍ채권시장 시황과 주당순이익(EPS)을 비롯한 주식 지표를 보면 국내 투자환경에 대한 매력이 다른 나라보다 높아졌다"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유망종목으론 경기회복 시점이 하반기 이후로 점쳐지는 만큼 경기방어주가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는 장세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 음식료나 통신 같은 경기방어주에 대한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면서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조선이나 건설 같은 경기민감주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적극적인 투자는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로 미루라는 조언도 나옵니다.
홍인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종목이 실적악화가 예상되므로 상황에 따라 재료를 파악하고 짧게 보는 매매는 유효하다"면서 "이번주는 외환시장 불안정으로 증시가 일시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오바마 정부가 시작되는 중순 이후부터 전략적인 포트폴리오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폭락장 다음 해에는 반드시 반등장이 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번주 증시도 여러 변수에 따라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지만 길게 보는 안목이 필요한 시점으로 생각됩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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