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환율 탓···유학연수비 10년만에 최대 폭 감소

고환율과 경기침체 여파로 유학연수 지급액이 외환위기 이후 10년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해외여행 가운데 유학연수를 제외한 관광이나 출장을 뜻하는 일반여행 지급액도 6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유학연수 지급액은 지난해 11월 1억6770만 달러로 1년 전(3억4280만 달러)보다 51.1% 감소했다.

이는 환란 당시인 1998년 1월 61.7% 기록한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지난해 유학연수 지급액은 7월을 고점으로  8월 5억3860만 달러, 9월 3억2950만 달러, 10월 2억1730만 달러로 급감하는 추세다.

지난해 1∼11월 누적 기준 유학연수 지급액도 40억6360만 달러로 1년 전(45억9240만 달러)보다 11.5% 줄었다. 1~11월 유학연수 지급액이 감소한 것은 1998년(-33.3%) 이후로 처음이다.

연도별로는 1999년 9.6%에서 2001년 9.2%으로 증가한 이후 2003년 30.2%, 2005년 37.3%, 2007년 12.8%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일반여행 지급액도 상황은 비슷하다.

일반여행 지급액의 경우 지난해 11월 4억7390만 달러로 1년 전(14억3980만 달러)에 비해 67.1% 감소하면서 1998년 2월의 71.6% 이후로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일반여행 지급액은 지난해 1월 14억6330만 달러에서 7월 15억3360만 달러까지 늘었으나 8월 11억4980만 달러, 9월 8억410만 달러, 10월 5억9460만 달러 등으로 감소하고 있다.

반면, 일반여행 수입액은 11월 10억680만 달러로 1년 전(6억3630만 달러)보다 66.7% 급증했다.

엔화 강세에 따른 일본인의 국내 여행이 늘어나면서 국내 입국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일본인 입국자 수는 23만272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3.3% 증가했다.

이에 따라 유학연수와 일반여행을 더한 '여행수지'는 지난해 11월 4억2280만 달러 흑자로 전달의 4억9550만 달러에 이어 2개월째 흑자를 기록했다. 월중 여행수지가 흑자를 보인 것은 2001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이는 대내외 경기침체로 해외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인데다 환율 상승으로 비용부담까지 커지면서 여행수지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양재룡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올해 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당분간 여행수지가 개선되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은 내년도 경제전망에서 여행수지 적자가 지난해 77억 달러에서 올해 25억 달러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다만, 환율 상승과 경기 침체라는 비정상적인 경제여건이 작용한 만큼 여행수지 적자 구조가 근본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전영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고환율에 경기침체가 겹치면서 나타난 현상이어서 꼭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지만 외화유동성 문제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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