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硏, 반도체·LCD 업황 완만한 회복세 전망

수요 침체로 불황을 겪고 있는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업계의 회복세가 급격한 V자보다는 완만한 U자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6일 '불황기 반도체·LCD 경쟁구도 변화와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현재 불황은 공급 측면보다는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에 따른 영향이 크고, 경기침체는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서 완만한 회복세를 전망했다.

박성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외환위기나 'IT 버블기'에는 수요 측면에서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공급량 조정이 이뤄진 뒤 빠르게 업황이 회복됐지만 현재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만을 비롯한 각국 정부와 협력 기업들이 퇴출 위기에 몰린 자국 기업들에 대해 지원 방침을 밝히고 있어 업계의 구조조정도 지연될 것이란 전망이다.

반도체와 LCD 패널 업계의 불황은 장비와 부품 등 후방산업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 1위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Applied Material)'의 경우 지난해 4·4분기 매출과 수익이 각각 전년 동기대비 14%, 49% 감소할 전망이며, 올해는 180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또한 편광판을 공급하는 대만 옵티맥스(Omptmax)는 수요 부진으로 파산 위기를 맞는 등 한국과 대만 중소 부품업체의 생존도 크게 위협받는 상황이다.

한편 보고서는 반도체와 LCD 업계의 불황 속에서 한국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은 커지고 있어 향후 성장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유리한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LCD 패널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진 대만과 중국 기업은 공장 재가동 시 장비 조율과 수율개선 작업을 다시 해야 하고, 반도체의 경우 50나노 이하 미세공정 전환을 위해서는 장비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금흐름이 좋은 한국 기업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박성배 연구원은 "호황기에 한국 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장비 개발부터 부품소재 조달이 신속히 진행될 수 있는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정부가 연구개발 사업과 중소기업 지원사업 등으로 장비 및 부품소재 업체의 기술개발 능력을 확충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한 "글로벌 장비 및 부품 업체들이 제품 개발과 투자에 소극적인 시기인만큼 수입 장비와 부품을 국산화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경진 기자 shiwal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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