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분자의 MukB(파란색 또는 흰색), 24분자의 MukE(보라색), 12분자의 MukF(빨간색) 단백질들로 이루어진 콘덴신의 고리 모델.각 분자들 간의 강한 결합력을 통해 닫힌 고리(회색)가 ATP를 사용해 열린 고리의 형태(채색된 부분)로 일시적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
국내 연구진이 염색체의 응축을 담당하는 단백질 복합체의 ‘고리 모양’ 분자 구조를 가장 미세한 수준(원자)까지 밝혀냈다.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오병하 교수와 고등과학원 이주영 교수, 부산대 하남출 교수팀은 원핵생물에서 염색체의 응축을 담당하는 콘덴신 단백질 복합체의 ‘고리 모양’ 분자구조를 원자 수준까지 밝혀냈다고 9일 밝혔다.
연구진은 또 이 복합체가 아데노신3인산(ATP)을 사용해 고리를 여닫으며 그 안의 DNA를 가역적으로 가둬둘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최고의 생명과학분야 저널인 셀(Cell)지 온라인판 10일자(한국시간)에 게재될 예정이다.
염색체는 체세포가 분열하기 위해 핵분열을 하는 과정에서 보이는 것으로 세포 분열 전에는 세포 속 핵에서 염색사의 형태로 존재하지만, 세포 분열을 할 때에는 강하고 역동적으로 응축된 염색체 형태가 된다.
한 생명체에 필요한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염색체는 막대하게 긴 DNA 분자로 염색체의 DNA는 일반 세포의 크기에 비해 수백~수만 배 길다. 이런 큰 분자가 세포 속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과, 세포의 복제가 일어나고 2개의 딸세포로 어떻게 정확하게 분열되는지는 지금도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아있다.
오 교수팀은 포항가속기연구소 빔라인을 활용해 원핵생물에서 염색체의 응축을 담당하는 콘덴신 단백질 복합체의 고리 모양 분자 구조와 이 복합체가 응축에 관여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염색체의 응축을 방해하면 세포가 정상적으로 증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연구는 항생제나 새로운 항암물질의 개발 등 응용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다.
오병하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염색체 응축’ 분야 연구의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염색체가 여러 개인 진핵세포에서 일어나는 응축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며 “원핵세포와는 달리 진핵세포에서는 염색체별로 각자 응축이 일어나기 때문에 훨씬 정교한 메커니즘에 의해 응축이 조절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소영 기자 yout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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