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와 제2롯데월드 건설이라는 겹호재로 강남·강동·송파 3구가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전세 시장 역시 하락폭은 줄어들었으나 아직도 시장이 얼어붙은 모습으로, 특히 강북권 전세시장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매매시장>
투기지역 해제가 가시화되면서 강남, 강동, 송파 3개 지역이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특히 재건축 시장은 저가 급매물은 대부분 도로 들어가는 양상이고, 나와 있는 매물도 호가가 급등하는 모습이다. 정책 변화에 따라 시장이 요동치는 형국이다. 매수문의도 최근 부쩍 늘고 있는 추세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가 지난주(4~11일)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서울 -0.04% ▲경기 -0.12% ▲신도시 -0.19 ▲인천 -0.06%를 기록해 4개 지역 모두 지난주보다 하락폭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재건축 아파트는 정부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서울이 0.32% 올랐다. 반면 경기는 -0.13%로 나타나 하락세를 유지했다.
서울은 송파구(0.30%), 강남구(0.12%), 강동구(0.06%)가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강남구의 경우 작년 5월 이후 8개월 만에 첫 오름세를 기록한 것으로, 재건축 아파트 용적률 규제 완화 소식과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 해제가 재검토되면서 가격상승 기대감이 커졌다.
송파구 역시 재건축 매물이 자취를 감춘 가운데 서울시와 국방부 간 마찰로 수차례 유보됐던 제2롯데월드 건설이 사실상 허용되는 방향으로 윤곽이 잡히면서 기대감이 더해졌다.
하락한 지역은 영등포구(-0.34%), 관악구(-0.31%), 동대문구(-0.24%), 강서구(-0.21%), 노원구(-0.16%), 양천구(-0.16%), 성동구(-0.13%) 등이다.
경기는 하남시가 -0.37%로 나타나 금주 가장 많이 하락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이어 화성시(-0.36%), 의왕시(-0.29%), 성남시(-0.27%), 안산시(-0.23%), 평택시(-0.20%), 안양시(-0.19%), 군포시(-0.16%), 과천시(-0.1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하남시는 잠실 입주물량 과다로 신규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동반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입주 1년 미만 단지의 경우 현재 시세와 분양가 차이가 거의 없을 정도로 약세가 뚜렷하다.
신도시는 분당(-0.53%), 일산(-0.16%), 평촌(-0.07%) 순으로 하락했다. 분당은 지난 주보다 하락폭이 세 배 가량 커진 가운데 야탑동 일대 전용면적 기준 85㎡이하(30평형대) 아파트에서 3억원 후반대 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인천 역시 내림폭이 다소 둔화됐다. 구별로는 남구(-0.14%), 서구(-0.13%), 남동구(-0.13%) 등이 하락했다. 남동구는 지난해 강세를 보였던 소형아파트의 낙폭이 특히 컸다.
김은경 연구원은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거래를 주저하면서도 강남 아파트값이 바닥권에 진입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거래 움직임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시장>
노원, 동대문, 중랑 등 서울 강북권 일대가 거래시장에 냉기류가 형성되면서 두드러진 약세를 나타냈다.
지난주 서울 및 수도권 전셋값 변동률은 ▲서울 -0.13% ▲경기 -0.11% ▲신도시 -0.24% ▲인천 -0.04%로 신도시를 제외하면 모두 전주보다 내림폭이 둔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은 동대문구(-0.74%), 영등포구(-0.70%), 중랑구(-0.40%), 노원구(-0.40%), 관악구(-0.36%), 강서구(-0.20%), 은평구(-0.20%) 등의 순으로 내림세를 나타냈다.
동대문구는 겨울철 비수기 영향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게다가 재개발 이주 시점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는 상황으로 기입주 단지들의 거래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 분위기다. 중랑구는 경기침체로 세입자들의 자금여력이 감소하면서 이사를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경기는 수원시(-1.06%), 부천시(-0.74%), 의왕시(-0.73%), 남양주시(-0.34%), 용인시(-0.29%), 안산시(-0.26%), 고양시(-0.26%) 등의 순으로 내렸다. 반면 과천시(0.75%), 안양시(0.23%)는 오름세를 기록했다.
수원시는 신규물량 입주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기입주 단지들의 물량이 적체돼 큰 폭의 내림세를 기록했다. 안산시는 경기침체의 늪이 깊어지면서 수요층의 자금여력이 없어져 이사를 회피하는 분위기다.
신도시는 분당(-0.84%), 일산(-0.21%), 평촌(-0.18%) 순으로 하락했다. 반면 중동(0.24%)은 올랐다. 분당은 판교 입주로 두드러진 내림세를 나타냈다. 중대형 위주로 매물 출시가 더욱 증가한 가운데 낙폭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인천은 부평구(-0.29%)만이 유일한 내림세를 나타냈다.
김은경 연구원은 "이번 서울 강북권의 두드러진 약세는 실물경기 침체로 세입자들에게 있어 자금여력이 부족해지면서 작년 각종 개발호재로 호가가 크게 상승한 전셋값이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강남 일대에 대규모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이들 지역의 기입주 단지들 역시 가격 경쟁력 약화로 매물이 적체되는 등 홍역을 톡톡히 치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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