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여파로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 차세대 성장 동력인 하이브리드차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일본, 미국, 유럽 등 선진 국가들은 ‘저탄소 사회’ 구현을 국가 정책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친환경차 시장 규모도 현재 50만대 수준에서 2020년에는 1400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하이브리드차 관련 기술 확보가 향후 자동차 산업의 사활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시장을 선점한 것은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다. 도요타는 세계 최초로 1997년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를 내놓은 이후 지난해 이미 누적 판매대수가 100만 대를 돌파했다. 또, 내년 출시 예정인 렉서스 브랜드의 하이브리드카를 연 10만대 이상 생산할 계획이다. 2010년부터는 연 100만대 판매를 목표로 삼고 있다.
혼다 역시 최근 하이브리드차 ‘인사이트2’를 공개했다. 인사이트2는 혼다의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됐고 ‘시빅’ 하이브리드에 적용된 시스템보다 생산원가를 50% 낮췄다. 전 세계 판매 목표는 20만대다.
하지만, 국내 하이브리드차 개발을 이끌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도요타나 혼다의 질주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기술력에서 이들 업체들을 앞섰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오는 7월 국내 최초로 액화석유가스(LPG)와 전기모터를 결합한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차를 출시한다. 10월에는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차를 선보인다. 2010년 이후에는 쏘나타와 로체 등 중형차종으로 하이브리드차를 확대해 3만대를 생산하고, 2018년까지 양산 규모를 5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국산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이미 시장에 출시된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와 견줘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가격도 1000만 원가량 싸다. 휘발유 기준 환산 연비는 21.3㎞/ℓ에 달해 기존 차량보다 연비가 53%가량 향상됐다.
수소연료전지차 역시 2012년까지 조기 실용화할 계획이다. 2012년에는 1000대를 우선 양산하고, 2018년에는 3만대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차 설계팀장인 이기상 상무(52)는 “도요타나 혼다 등 경쟁사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기술력은 이미 최고 수준”이라며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국내 출시 이후 곧바로 미국으로 수출해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차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영리 기자 miracl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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