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가 좋을 리 없죠. 한 식구 같았던 동료들이 이미 떠났거나 언제 떠나야 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이 강도를 더해감에 따라 최근 공기업 및 공공기관들의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지난 한 주간 기자는 지식경제부 산하 몇몇 공기업들을 직접 방문했다. 외국 석유회사 M&A를 위해 정부와 손잡은 한국석유공사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희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어떤 곳은 신임 사장과 노조의 갈등이 극에 달해 농성이 벌어지고 있는가 하면, 어떤 곳은 방만 경영을 종식 시킨다는 취지로 조직과 인력을 대대적으로 감축하고 있다.
물론 이를 통해 내부재정비를 도모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단점만을 논할 수는 없다. 공기업을 두고 ‘신이내린 직장’이라는 우스갯소리가 파생된 것도 실은 이들 공기업들이 느슨해져 있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신이내린 직장’이라는 말은 옛말이에요. 요새는 예산도 없을 뿐 더러 아주 긴축운영 되고 있어요. 빡빡합니다.”
한 공기업 관계자의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는 올해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압박이 그칠 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금년에도 계속해서 공기업 경영 효율화 방안들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지금까지 공기업들이 보여준 ‘액션’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는 의미다.
어쩌면 때 아닌 추운겨울이 올 여름 공기업들을 강타할 지도 모르겠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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