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순회의장국을 맡고 있는 체코의 미렉 토폴라넥 총리(왼쪽)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10일 모스크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
유럽의 가스분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EU)-러시아와 11일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 검증을 위해 EU가 주도하는 감시단 구성을 골자로한 의정서에 서명했다.
EU 순회의장국을 맡고 있는 체코의 미렉 토폴라넥 총리는 율리아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총리가 러시아와 유럽 가스공급 재개를 허용하는 합의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렉 토폴라넥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와 회담을 가지고 가스공급 재개에 협의했다.
토폴라렉 총리는 이날 새벽 마라톤협상 끝에 우크라이나가 의정서에 서명한 이후 "교착 상태를 벗어나기 위한 정치적 합의에 이르게 됐다"면서 "러시아의 가스공급 재개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우크라이나가 수용했다"고 말했다.
EU 감시단은 유럽행 러시아 천연가스를 우크라이나 측이 중간에 빼돌리는지 여부를 감시하게 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자국의 가스 수송시스템에 너무 많은 간섭을 하려 한다며 검증 감시단 파견을 반대해 왔다.
반면 러시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가 자신들이 유럽 지역에 보내는 가스를 가로채왔다면서 유럽에 대한 가스공급 재개를 위해서는 이를 막을 방안을 포함한 문서 등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마르틴 리만 체코 산업통상장관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일요일에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AP통신은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재개하는 데는 30시간 정도가 걸리고, 또 우크라이나가 유럽 지역에 가스를 보내는 데는 추가로 36시간 정도가 필요하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유럽지역의 가스 대란이 완전히 종식되기까지 아직 2~3일이 더 걸릴 것이다.
현재 유럽지역에 공급되는 천연가스의 80%는 우크라이나를 경유한 것이다.
한편 이번 러시아-우크리아나 가스분쟁으로 피해를 본 유럽국가는 18개에 이른다. 특히 동유럽의 피해가 컸다. 불가리아는 러시아가 가스공급을 중단한 지난 6일 이후 4만5000여 가구가 난방을 못하고 있으며 일부 학교가 휴교했다. 슬로바키아는 지난 6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공산주의 시대의 낡은 원자력발전소 재가동여부를 고려하고 있다.
동유럽 현지 한국 공장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은 8일 이틀의 임시 휴업을 하고 있고 한국타이어 헝가리 공장은 가스 부족으로 하루 동안 가동을 중지했다.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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