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절인 설이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서민체감 경제와 관련이 깊은 물가가 고공비행을 멈추지 않고 있다. 1만원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점점 적어지고 10만원으로도 장보기 어림없다는 말은 더 이상 볼멘소리가 아닌 실제 상황이 됐다.
서민들이 경기침체와 더불어 물가상승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서민물가를 대표하는 MB생필품은 연초부터 들썩이기 시작했고 상승폭도 꽤 컸다. 돼지고기, 우유 등 대부분의 서민 필수 상품 물가가 10%이상 상승폭을 보였고 특히 밀가루 값이 59.9% 폭등해 서민들의 대표 음식인 국수나 라면 값도 크게 치솟았다.
그러나 이 같은 물가 상승에 따른 서민들의 고통은 비단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렵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유가 하락으로 인해 물가상승률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 물가상승률만은 제자리걸음을 하며 고공행진 중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서민들의 시름을 덜기 위해 청와대 비상경제상황실이 나섰다.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요인을 분석해 인하 여력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내리지 않는 품목을 골라 가격인하에 나서 서민경제를 챙긴다는 입장으로 참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또 정부는 12일 설 전후로 제수용품 등 성수품과 개인서비스 요금을 특별점검품목으로 선정해 모니터링과 공급확대를 병행하며 물가안정을 도모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밀과 밀가루 무관세와 유류세제 혜택 등 정부의 관세 인하 대책이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한 채 기존 방침에 따라 조용히 제자리로 돌아갔던 것이 오버랩 되며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는 것은 왜일까.
설을 앞두고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인해 더욱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서민들의 시름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는, 물가안정을 더더욱 지속적이고 실질적으로 고민해 국민의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김한나 기자 ha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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