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스팸번호 등록 겨우 10개 뿐!

얼마 전 대리운전을 이용한 이 모씨(29·서울 강북구)는 다음 날부터 날아드는 온갖 대리운전 광고 문자에 시달리고 있다.

자정을 넘어서까지 계속되는 스팸 문자에 화가 난 이 씨는 휴대전화 기능 중 스팸 번호등록에 번호를 모두 등록하려 했지만 10개로 번호 저장이 제한돼 있어 이마저도 힘들게 됐다.

이 씨는 “10개 이상 등록하려면 이전에 등록한 스팸번호를 수정해야 한다”며 “요즘같이 스팸 문자가 많은 때에 무슨 이유에서 스팸 번호를 10개로 제한했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휴대전화 스팸전화번호 등록이 10개~20개로 제한돼 있어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스팸 전화번호 등록은 휴대전화 기능 상에서 번호를 저장해 스팸문자를 막을 수 있는 기초적인 스팸차단 기능이다.

현재 이동통신사들은 030, 060번호 등 특정번호나 특정 단어를 차단하는 필터링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스팸 문자 메시지는 일반 010번호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특정단어도 교묘히 피해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대리’나 ‘운전’이라는 단어를 아예 쓰지 않고 ‘서울-서울 12000원’처럼 가격만 쓰거나 ‘대+리’로 단어를 연이어 쓰지 않아 필터링에 걸리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때문에 사용자들은 스팸 문자번호를 휴대폰 상에서 바로 저장해 차단하고 싶지만 등록 개수 제한으로 이용에 불편함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 LG전자 관계자는 “스팸번호 등록 기능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요구가 많으면 늘릴 수 있지만 아직은 그런 요구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휴대폰업체 관계자는 “이동통신사가 내려주는 최소 한도 기준에 맞추고 있다”며 “지난해 스팸문자가 이슈가 되면서 최소한도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지난해 스팸문자에 대한 불만이 많아지면서 일부 이동통신사는 지난해 9월 이후 단말기 개발 규격에서 스펨번호 등록 개수를 ‘10개 이상’에서 ‘50개 이상’으로 늘린 상태다. 하지만 9월 이전에 개발 단계에 들어갔거나 출시된 단말기는 여전히 10개로 제한돼 있다.

최소영 기자 yout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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