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이 연초부터 진땀을 흘리고 있다. SK건설이 시행시공을 맡고 있는 서울 성북구 삼선1지구 재건축현장의 공사가 재기된 지 불과 하루만에 5m높이의 안전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14일 인근 주민과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철거를 위해 이 곳에 세워둔 길이 15m, 높이 5m 규모의 안전벽이 인근 교회를 덮치는 아찔한 사고가 벌어졌다. 당시 이 교회 안에는 3명이 있었는데 다행히도 인명사고는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인근 주민인 김모(60대)씨는 "애들이 죽은 이후로 한동안 공사를 안했는데 왜 또 그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며 "한 번 사고가 났던 곳에 또 사고가 난 다는 게 어처구니 없다. 안전문제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인명사고는 피했지만 SK건설은 좌불안석이다.
이 현장은 지난해 10월에도 인명사고가 났던 곳이다. 사고를 당한 당사자는 8살짜리 쌍둥이 형제로 철거시 발생하는 비산먼지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 놓은 깊이 1m40cm의 집수정(살수할 물을 담아두는 곳)에서 사망했다. 당시에도 이 곳의 안전장치는 전혀 없었다. 이 후 철거를 담당했던 대길공영 현장소장은 구속됐으며 현재까지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문제는 유족들과 SK건설과의 관계다. 사고처리가 제대로되지 않아 유족들의 애가 타고 있다. 두 형제를 한꺼번에 잃은 임모씨는 "SK건설이 우리가 50억원을 요구한다는 소문을 내고 있다"며 "더이상 아이들을 데리고 장사를 하는 파렴치한 부모로 만들지 말아달라"고 분노했다.
그는 "아직까지 SK건설 측의 제대로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며 "보상금 문제는 그들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은 이후에 상의해야 할 문제다. 현장관리감독에 철거를 담당한 대길공영도 책임이 있지만 실질적인 책임은 SK건설에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SK건설 측 관계자는 "유족들이 너무 터무니없는 요구조건을 제시하고 있어 절충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최근 사고에 대해서는 철저한 안전관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도의적인 책임이 있는 만큼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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