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공사장 안전 불감증 물의

                                              윤석경 SK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SK건설이 공사장 안전 불감증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SK건설이 시행과 시공을 맡고 있는 서울 성북구 삼선1지구 재건축 공사현장에서 공사 재개 하루만에 5m높이의 방진막이 강풍에 쓰러져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의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다. 이 사업장은 지난해 어린이 인명사고가 나면서 공사가 중단됐던 곳이다.

14일 인근 주민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일 철거를 위해 이 곳에 세워둔 길이 15m, 높이 5m 규모의 방진막이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다. 현재 해당 구역에는 재건축을 반대하는 몇몇 가구만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 다행히 인명사고를 면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 SK건설 측 관계자는 "방진막은 지지대가 없기 때문에 강풍에 쓰러질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이날 방진막이 쓰러진 곳은 행인이 지나는 길가나 다른 건물 방향이 아닌 공터쪽이었고 극히 경미했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이 공사현장에선 지난해 10월에도 인명사고가 났었다는 점이다. 8살짜리 쌍둥이 형제가 깊이 1m40cm의 집수장(살수할 물을 담아두는 곳)에 빠져 사망했다. 당시에도 집수정 주위에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사고 이후 뒷수습도 문제가 되고 있다.

두 형제를 한꺼번에 잃은 임모씨는 "SK건설이 우리가 50억원을 요구한다는 소문을 내고 있다"며 "더 이상 아이들을 빌미로 장사를 하는 파렴치한 부모로 만들지 말아달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직까지 SK건설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며 "보상금 문제는 그들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은 이후에 상의해야 할 문제며, 현장관리감독에 철거를 담당한 대길공영도 책임이 있지만 실질적인 책임은 SK건설에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SK건설 관계자는 "유족들이 너무 터무니없는 요구조건을 제시하고 있어 절충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도의적인 책임이 있는 만큼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고, 공사장 안전관리에 보다 만전을 기하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주민 김모(60대)씨는 "애들이 죽은 이후로 한동안 공사를 안했는데 왜 또 그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며 "한 번 사고가 났던 곳에 또 사고가 난 다는 게 어처구니 없다. 안전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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