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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 전무, 부사장 승진? "글쎄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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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2-0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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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은 대대적인 사장단 정기인사에 이어 19일 부사장 및 전무급 임원 500여명 규모의 퇴진 등에 대한 인사를 단행한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 이은 임원진 인사에 대해 역시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암시하고 있어  이건희 전 삼성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전무의 부사장 승진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인사 관행은  전무 승진 후 만 3년이 지나야 부사장 승진 대상이 되는데 이 전무의 경우 지난 2007년 1월에 전무로 승진해 아직 만 2년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 전무는 이번 인사대상에 포함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지난 16일 이기태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부회장과 황창규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 등 과거 삼성의 성장을 이끌어왔던 스타급 CEO들이 대거 퇴진시키고, 부회장 2명을 포함해 사장 승진 인사 14명으로 고참급 CEO들 대신 젊은 인재들을 그 자리에 메꾸었다.

◆이재용 라인 ‘앞으로’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이재용 전무와 친분이 깊은 사장단의 약진이다.

'디지털 보부상'으로 알려진 최지성 사장은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DM&C)’ 부문장을 맡으며 이윤우 부회장과 함께 삼성전자의 양축을 담당하게 됐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이재용 전무와 친분이 큰 인사들이 투톱이 돼 회사를 이끌게 됐다.

S-LCD 출범부터 이재용 전무와 동고동락한 장원기 LCD총괄 부사장 역시 LCD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밖에 삼성경제연구소 시절 이재용 전무가 직접 중용한 윤순봉 부사장도 이번 인사를 통해 삼성석유화학 사장으로 승진발령됐다.

그룹 계열사 곳곳에서 ‘이재용의 사람들’이 약진한 셈이다. 여기에 19일 예정된 임원진 인사에서 58세 이상의 고령자들이 물러나고, 젊은 인재 발탁이 이뤄지면서 이재용 라인이 더욱 두터워질 전망이다.

이에 일각에서 이번 인사를 통해 이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추측도 강하게 나오고 있다.

◆재무통 인사 약진

고참급 사장단 퇴진과 젊은 인사 채용 외에도 이번 인사의 특징은 재무통의 약진을 들수 있다.

지난해 특검사태로 인사에서 물러났던 배호원 전 삼성증권 사장은 삼성정밀화학 사장으로 복귀했다. 배 사장은 삼성생명 등에서 금융 경력을 쌓은 재무통이다. 삼성전자 경영지원총괄을 맡는 등 재무를 담당하던 최도석 사장 역시 삼성카드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 역시 금융업종을 벗어나 화학계열사인 삼성토탈 사장으로 임명됐다. 재무실력을 바탕으로 산업 계열사의 경영을 맡게 된 셈이다. 이밖에도 서준희 에스원 사장과 박오규 삼성BP사장, 제일모직 황백 사장 등도 재무 업무에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에서 재무 관련 임원들의 승진 및 이동이 두드러진 것은 경제위기를 뚫기 위해 재무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적이 저조했던 석유화학 부문의 계열사 사장직이 모두 재무통 출신으로 교체된 것은 삼성이 이번 인사에서 재무관리를 우선순위로 세운 것을 반증한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주말 이후 발표될 임원 인사의 특징은 ‘세대교체’일 것”이라며 “조직전환을 통해 현장 위주의 발 빠른 경영을 시도하고 있는 만큼 현장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으며,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젊은 인재들이 대거 등용될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아직 이재용 전무의 거취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으며, 이번 인사는 인사적체를 해소한 것일 뿐 확대해석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재용 측근 인사의 약진에 대해서는 “이번 인사는 스타급 고참 CEO들이 퇴진하면서 장기적으로 삼성을 이끌어갈 수 있는 인재에 대한 발탁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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