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직격탄을 맞아 지난해 말 감산과 휴업에 나섰던 산업계가 24일부터 시작되는 설 연휴에 또 다시 장기간 휴무에 돌입할 전망이다. 재고가 늘어나 추가 감산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 재고 늘어 생산량 감축
재고 증가로 지난해 연말부터 올 초까지 공장 문을 걸어 잠갔던 GM대우차와 쌍용차 역시 이번 설 연휴를 기해 추가로 휴무를 검토 중이다. 쌍용차의 경우 오는 22일부터 최장 11일간 평택, 창원 등 전 공장의 가동을 일시 중단할 예정이다. 쌍용차는 지난 9일 법정관리 신청 이후 부품 공급이 원활치 않아 공장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올해 1분기 생산량을 각각 30%와 24%씩 줄이기로 한 상태다. 기아차는 경기 광명 소하리 1공장에 한해 지난 17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3주간 휴무한다. 기아차는 이 기간에 오피러스 생산 설비를 구축해 카니발, 프라이드와 혼류 생산할 방침이다.
◆차 부품 업계도 휴무
차 부품 업계도 재고가 늘면서 공장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지난 연말 재고 누적으로 조업을 중단했다가 5일 재개한 자동차 부품 업체 한국델파이는 설 연휴를 전후로 충북 진천공장 생산라인을 열흘 가량 세울 예정이다. 대신 생산직 전원을 대상으로 23일과 29, 30일 고용 유지 훈련을 하기로 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계 추가 감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업계도 설 연휴를 끼고 추가 감산에 나선다.
이달 5일 정상조업에 들어간 LG디스플레이는 1월에만 전체 생산 물량의 20%를 줄일 방침이다. 다음 달부터는 생산량 감축폭을 5% 수준으로 조정, 1분기 평균 가동 비율을 90% 수준으로 맞출 예정이다.
하이닉스반도체도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30% 감산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철강업계 “4분기 이후나 회복”
창사 이래 사상 최초로 지난해 12월 20만t과 올 1월 37만t을 감산했던 포스코는 1분기에 또 다시 추가 감산할 예정이다. 올해 매출 역시 지난해의 30조6000억 원보다 2~12%가량 줄어든 27조~30조원으로 잡았다.
동국제강과 현대제철도 스테인리스 등 수요가 급감한 품목의 생산량을 당분간 절반가량 줄일 방침이다. 현대하이스코, 동부제강 등 냉연강판 공급사들의 사정은 더 나쁘다. 냉연강판이 공급과잉 품목이어서 이익을 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올해 수요도 14.8%나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내수가 국내 경기침체로 9%, 수출은 약 14% 감소할 것”이라며 “수요산업 침체로 철강산업 회복은 올 4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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