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을 영국 템스강과 프랑스 센강을 뛰어넘는 세계적 명소로 육성하기 위한 밑그림 성격의 개발구상이 공개돼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는 19일 내놓은 `한강 공공성 회복 선언'을 통해 2006년 7월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역점사업으로 추진해 온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이 선언은 잠실 재개발 지역과 같이 30~35층 아파트들이 한강을 병풍처럼 둘러싸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한강변의 경관과 시민의 한강 접근권, 조망권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시는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여의도와 잠실 등 각 지구마다 일정 공간에 초고층 빌딩 신축을 허용하고 그 대가로 기부채납을 받은 지역에 녹지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의 일부 구간을 지하화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성냥갑 모양 병풍 아파트 안 돼" = 서울시는 한강에 인접한 주거지 중 잠실 재건축 지역을 포함해 20%가량이 아파트로 개발이 완료됐고 나머지 80%는 재건축을 준비 중이거나 재건축 대상 지역으로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아파트 일변도의 재건축을 방치하고 수변 지역의 공간구조를 재편하지 않으면 한강 변의 공공성 회복 기회를 영원히 상실할 것이라는 `절박감' 속에서 이번 선언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시는 경인운하 사업을 통해 한강으로 뱃길이 열리는 것을 고려해 한강 변 스카이라인의 개선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선언은 이에 따라 지나치게 사유화되고 독점화된 공간을 공공에게 되돌리고 주거 중심으로 이용되는 한강변을 상업.업무.문화.숙박 시설 등 복합적으로 활용하며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을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한강이 명실상부한 서울의 랜드마크로 거듭나도록 한다는 것이다.
◆"재건축에 공공 적극 참여" = 시는 공공성을 최대한 확보하는 방향으로 이번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강변의 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경우 기부채납를 통해 대규모 공공용지와 기반시설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아파트가 아닌 공원과 문화시설 등이 한강변의 새로운 주인으로 자리잡도록 한다는 것이다.
시는 특히 재건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수변 공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개발 방식을 민간이 계획하면 승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가 종합계획을 세우고 민간이 이에 맞춰 지역별 세부계획을 수립하는 방식으로 바꿔 나가기로 한 것이다.
이와 함께 지역마다 다양한 높이 관리 기준을 제시하고 바람 길 조성 계획 등을 통해 우수한 디자인의 건축물이 들어서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시는 강남북이 연계될 수 있도록 생태.첨단산업, 역사.문화, 국제금융업무, 문화예술, 보행문화, 신문화복합 등 6개 특화 지역을 육성하기로 했다.
시는 이번 계획안이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이번 선언은 한강이 서울의 중심이자 성장 동인으로 거듭나는 `터닝 포인트(전환점)'가 될 것"이라며 "한강 변을 세계적 수준의 경관을 갖춘 시민 모두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계획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 유발 가능성과 특혜 시비 등 수많은 문제점이 돌출할 것으로 보여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강변에 초고층 빌딩을 세우는 것에 대한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아 이를 극복하는 것이 사업의 성패를 가름할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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