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개 건설사에 대해서는 퇴출을, 11개 건설사에 대해서는 워크아웃을 최종 결정했다.
20일 발표된 워크아웃과 퇴출 대상 기업 발표는 앞으로 있을 2차 신용위험평가 작업과 함께 본격적인 건설산업 구조조정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리고 금융기관이 전면에 나서 구조조정을 하고 유동성을 지원하는 이번 건설업체 구조조정 작업은 지난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저에 이어 2번째다.
하지만 이번 1차 구조조정은 서막에 불구하고 2차 구조조정이 본게임이고, 이를 계기로 건설업계 판도도 확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파트가 문제였다 = 이번에 발표된 워크아웃 대상 건설사들의 면면을 보면 일부 예외는 있지만 주택사업을 전문으로 하고 있거나 주택사업비중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 의존해 사업을 벌이다 미분양이라는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나면서 결국 워크아웃 판정을 받은 셈이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 시장이 언제 회복될 지 모른다는 점. 때문에 주택전문건설사들은 새해가 밝았지만 사업계획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할 정도로 힘든 나나을 보내온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성장성이나 수익성 등에서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이번 신용위험평가에서도 재무항목에서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얻었지만 비재무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워크아웃 대상에 포함된 건설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심하기는 이르다 = 이번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된 기업이라고 해서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언제 건설부동산 경기가 회복될 지 모를 상황이기 때문이다.
부동산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외도 더딜 경우 인위적인 구조정이 아닌 자연적인 구조조정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자구노력과 함께 포트폴리오 재구성과 다양한 수익모델을 발굴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지규현 GS건설 책임연구원은 "A나 B등급을 받았다고 해서 좋아지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여전히 어떻게 살아남을지에 대한 대안이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 연구원은 또 "구조조정이 건설사만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만큼, A나 B등급을 받은 기업에 대한 금융권의 지원이 앞으로 계획대로 이뤄질 지도 의문"이라며 "이번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큰 흐름의 방향 전환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이제부터 = 그러나 업계는 2차 구조조정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인 2차 구조조정 작업은 유동성과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건설사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다가 업체수도 300곳으로 늘어나 구조조정 대상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1차 구조조정과 똑같은 기준으로 평가할 경우 구조조정 대상은 급격하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건설업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중소 주택업체들의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신용위험평가 때 대형건설사 심사기준보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수합병 늘겠지만 = 2차 구조조정까지 이뤄지면 구조조정 건설사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경영권 매각이나 기업인수합병(M&A)도 본격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부 업체들의 경우 헐값에 경영권 매각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건설사 M&A를 추진하다 중단했던 기업들이 재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동향 파악에만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건설경기 불투명으로 M&A 대상이 물건이 나와 있으나 선뜻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실제 협상이 이뤄져도 양측간의 가격차가 워낙 커 실제 성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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