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KIKO) 손실로 주가가 4분의 1까지 급락했던 하나금융지주가 이번 건설·조선업 구조조정 과정서 상대적으로 손실이 적을 것으로 예상돼 반등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금융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회생정차를 신청한 태산엘시디와 파생거래 관련 평가손실이 수천억대에 이르며 하나금융지주의 주가가 급락했다. 급기야 지난해 11월 24일에는 2008년 고점의 25% 수준인 1만2450원까지 하락하기까지 했다.
게다가 지난해 3분기에는 태산엘시디 관련 대손충담금 때문에 733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8년 만에 분기 적자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실적이 1200원 대까지 하락한 원·달러 환율의 영향으로 흑자전환이 기대되고 건설·조선업 구조조정 관련 대손비용이 자기자본의 1.0%로 업종 평균의 절반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되면서 하나금융지주의 반등이 예상되고 있다.
또 과거 주가를 비춰봤을 때 하나금융은 경제 위기 상황서 주가 강세를 보여왔다고 전문가들은 소개하고 있다.
HMC투자증권에 따르면 1997~1999년 외환위기 및 대우사태와 2002~2003년 신용카드 사태 때 하나금융지주의 은행업종 대비 PBR(주가순자산비율)는 120%까지 올랐다. 다른 금융주에 비해 주가가 상대적으로 적게 하락했다는 의미다.
이는 하나금융지주가 은행 중에서 순이자마진(NIM)은 낮은 편에 속하지만 자산건전성이 비교적 높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하나금융지주의 2007~2008년 중소기업대출 증가율은 7.8%로 업종평균인 22.0%를 크게 밑돌며, 건설·부동산·소호·중소형조선사 등 고위험대출 비중이 18.1%로 업종 평균인 25.3%보다 낮아 고위험대출 비중이 다른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비록 이날 미국과 유럽 금융주의 급락 영향으로 제2차 금융위기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다른 은행주들과 함께 하나금융지주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앞으로 충분히 상승 여력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HMC투자증권 구경회 애널리스트는 "2006년 이후 은행간 자산건전성 차이가 줄면서 기초 수익성이 낮은 하나금융지주가 다른 은행보다 실적이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하지만 신용위험 상승기가 도래하면서 전통적으로 신용위험 관리에 강한 하나금융지주가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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