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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행안위, 특공대 투입 승인 공방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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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1-2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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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행정안전위의 21일 전체회의에서는 경찰청장 내정자인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경찰특공대 투입 최종 승인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김 청장 자진출석 요청으로 오후 3시부터 속개된 회의는 시작부터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 불출석을 둘러싼 여야 신경전이 이어졌다.
  
민주당 최규식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번 사태는 속도전이니 하며 만사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정부여당의 공안통치가 빚어낸 필연적 참극"이라며 "사람이 죽어도 책임을 모면하려는 것이 법과 원칙이냐. 경찰 지휘감독 책임이 있는 원 장관도 반드시 참석해 답변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유정 의원은 "국민 가슴은 큰 분노로 타들어갔을 것"이라고 울먹이며 사퇴를 압박한 뒤 "서울경찰청 차장의 브리핑을 보면 김 청장이 경찰특공대 투입을 최종 승인한 것으로 돼 있는데 보고만 받았냐"고 따져 물었다.
 
김 청장이 "그렇다"고 하자 김 의원은 자체 입수한 서울경찰청의 '전국철거민연합 한강로 3가 남일당빌딩 점거농성장 진입계획' 문건을 제시하며 "김 청장의 사인이 들어있다. 어떻게 보고만 받았다고 강변할 수 있느냐"고 따졌고, 김 청장이 "거짓말 아니다"라고 받아치는 등 설전이 벌어졌다.
 
김 의원은 또 김 청장이 앞서 한나라당 김태원 의원의 질의에 "현장 위험물의 정확한 수치는 몰랐다"고 답변한 점에 언급, "진입계획에는 위험물 현황도 다 들어 있다. 본인도 모르고 부하직원이 사인했단 말이냐"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김 청장은 문건을 본 뒤 "사인한 것 맞다"고 시인했으며, 김 의원이 "발뺌하는 것 아니냐"고 몰아세우자 "발뺌이 아니라 보고를 받았다는 것 자체가 승인 아니겠느냐. 궁극적으로는 제가 승인하는 것이다. 승인으로 이해해달라"고 답변했다. 
  
김 의원은 서울경찰청 경비1과의 시간대별 상황보고 문건을 들어 경찰특공대의 현장 배치 시점과 관련, "19일 아침 9시에 이미 경찰특공대 2개 대대가 현장에 간 것으로 드러났다. 용산경찰서장은 19일 밤 투입을 요청했다고 했는데 사실관계가 다른 것 아니냐"고 채근했다.
 
김 청장은 "투입에 대비, 현장답사 차원으로 나갔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김 의원이 행안위에서 제시한 7쪽 분량의 지난 20일자 서울경찰청의 '진입계획 문건'을 공개했다.
 
서울경찰청장과 서울경찰청 차장, 부장, 과장 사인이 담긴 문건에는 위험물 현황에 '대형 쇠파이프 50개, 염산 약 100병, 시너 20ℓ 60여개, 화염병 5박스, 작업공구(빠루,망치 등) 다수 예상' 등이 기재돼 있다.
 
또한 예상상황에는 '진입시 투석발사기(새총) 등 위해용품을 사용하며 극렬저항 및 분신,투신,자해 등 극단적 돌출 행동 우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화재 상황에 대한 예측은 포함되지 않았다.
 
문건에는 진입대책으로 "분신과 투신, 자해 등 돌출행동에 따른 인명피해 없도록 소화기 확보, 매트리스 및 그물망 설치, 의료진 대기 등 대비를 철저히 한다"고 명시됐고, 행정사항으로 "과잉진압 시비 대응자료 활용"이라는 내용도 들어있다.
 
이어진 질의에서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규정하며 김 청장을 비롯해 지휘선상에 있던 관련 내각 파면을 주장하며 공세 수위를 한껏 높였고, 한나라당은 전국철거민연합이 개입한 ‘도심테러’로서 정당한 공권력 투입이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팽팽히 맞섰다.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채증 동영상을 상영하며 "옥상 내부에서 옥상 어딘가를 향해 화염병을 던졌고, 그 직후 폭발이 일어났다"면서 "대로변을 향해 화염병을 무차별 투척하고 새총으로 골프공을 쏘는 행위는 무고한 시민들의 재산과 생명을 위협하는 도심테러 행위"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과잉진압 결정을 인정하느냐. 위험을 예측했음에도 과잉진압을 했다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가 적용된다"면서 "이번 참사도 전형적인 김석기 과잉진압 스타일로 빚어진 일로 보이는데 사퇴해서 자연인으로 진실규명에 나설 용의가 있느냐"고 몰아붙였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사퇴를 밝힌 어청수 경찰청장이 참석, 짧은 모두 보고를 마친뒤 퇴장했다.

이보람 기자 bora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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