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신용카드로 수납한 2회 이후 보험료가 24억5000만 원으로 전체 보험료 8조1097억 원의 고작 0.03%에 그쳤다. 이는 신용카드를 받는 20개 생보사 가운데 뒤에서 세번째로 적은 수준이다.
신한생명(1934억원), AIG생명(1369억원), 라이나생명(1120억원) 등의 신용카드 수납금액이 1000억 원이 넘고 전체 보험료 대비 비중이 13∼30%에 달하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물론 중소업체인 신한생명 등이 홈쇼핑 등 텔레마케팅(TM) 영업을 활발하게 펼치면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신용카드 결제를 상대적으로 적극 수용한 측면은 있다.
그러나 삼성생명과 마찬가지로 설계사를 통해 계약을 모집하는 정통적인 방식의 영업 비중이 높은 교보생명(186억 원)이나 대한생명(39억 원)과 비교해도 너무 작다.
푸르덴셜생명은 신용카드 실적이 '0'이지만 이는 첫회 보험료를 카드로 받는 것까지 포기하고 아예 카드 가맹 계약을 맺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금융감독원이 지난 2007년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첫회 보험료만 카드로 받고 이후에는 현금으로만 내도록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함에 따라 카드 결제를 허용하긴 했지만 최대한 소극적으로 응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일단 계열사인 삼성카드로만 납부할 수 있도록 제약을 두고 있다. 삼성카드가 없는 고객이 신용카드로 보험료를 결제하고 싶으면 삼성카드를 새로 만들라는 것이다.
삼성카드는 삼성생명에 다른 회사에 비해 1%포인트 가량 낮은 파격적인 수수료율을 제공하고 있으며 삼성생명은 그것을 빌미로 다른 카드사에 문호를 열지 않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그정도 수수료율을 들고 오는 카드사가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카드사 관계자는 "두 회사의 관계에 끼어들 여지가 없어 접근하지 못했으며 수수료율이 낮기는 하지만 삼성생명 정도라면 욕심을 낼만한 곳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아예 홈페이지에도 신용카드 결제 안내가 없고 고객센터에 들어가 검색을 해야 '콜센터에 문의하시오'라는 답변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신용카드로 결제하려면 가입자가 직접 지점을 방문해 카드 승인을 받은 뒤 매달 보험료 납부일 즈음에 전화로 다시 승인을 받는 상당히 번거로운 방식을 택하고 있다. 신용카드 결제를 사실상 어렵게 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비해 흥국생명은 처음에 직접 방문해서 신청하는 것은 같지만 통신비 등을 카드로 결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매달 전화를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결제토록 하고 있으며 금호생명은 방문할 필요도 없이 콜센터에 전화해서 본인 확인만 받으면 된다.
삼성생명의 한 고객은 "매달 약 30만 원을 카드로 내면 자동이체 할인 약 1800원은 못받지만 대신 약 1500원의 포인트가 쌓이고 이용 실적을 채워 백화점, 대형마트 5% 할인이나 주유시 할인ㆍ적립, 패밀리 레스토랑 할인, 지하철ㆍ버스 이용요금 할인 등의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데 삼성카드를 새로 만들기도, 매달 결제일에 맞춰 전화하기도 너무 번거로워 엄두를 못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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