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드러난 이유는 ‘매출 부진’이지만 입점 문제를 둘러싸고 롯데측과 갈등을 빚어오다 '짐을 싸게 됐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하지만 롯데와 샤넬이 이번 일로 ‘완전 결별’을 선언하는 것은 아니다.
샤넬이 “이번에 철수되는 7개 매장 외 다른 57개의 샤넬 매장은 변함없이 영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22일 롯데백화점과 샤넬 등에 따르면 이들의 자존심 대결은 지난해 10월 롯데가 매출 부진을 이유로 샤넬의 화장품 매장 위치와 크기를 조정하겠다는 뜻을 샤넬 측에 통보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속내는 샤넬이 롯데 부산 센텀시티점 대신 신세계 센텀시티점을 선택한데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롯데는 “샤넬이 화장품 매출 순위에서 5위권 밖으로 밀려난 만큼 매장 위치를 이전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샤넬이 거부했다”며 “매출 규모면에서도 1위 업체인 아모레퍼시픽 '설화수'의 절반에도 못 미칠 만큼 실적이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샤넬의 입장은 다르다. 샤넬은 지난해 가방 의류는 물론 화장품까지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했고, 따라서 매출 하락을 이유로 매장을 뺀다는 것은 명분 쌓기용 이라는 주장이다.
샤넬측은 “전 세계적으로 최고의 브랜드 명성을 보호하기 위한 매장 위치 선정 기준에 따라 작년 롯데 센텀시티에 패션 부티크를 오픈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며 “이에 대해 그간 롯데는 샤넬의 매출을 이유로 들어 롯데백화점 내 7개 샤넬 화장품 매장에 대한 계약 해지를 통보해 왔다”고 매장 철수 배경을 설명했다.
그렇다고 이번 일로 샤넬이 롯데백화점과 완전히 관계를 청산하는 것은 아니다.
샤넬은 “이번에 철수되는 7개 매장 외 다른 매장은 영업을 계속할 것이며 올해 3개의 화장품 매장 오픈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결국 샤넬은 롯데백화점에서 '완전철수' 대신 '부분철수(화장품)'로 결론을 냈다.
샤넬의 이런 배경에는 백화점 고객이 큰 ‘시장’은 물론, 백화점 업계 ‘1위’를 달리는 롯데백화점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런 이해관계가 있는 샤넬은 이번에 롯데백화점 내에서 화장품을 빼는 ‘분루’를 삼키면서도, 앞으로 롯데와 사업적으로 ‘끈’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한편 롯데백화점은 샤넬이 철수할 경우 새로운 브랜드를 입점하거나 기존 브랜드의 매장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고 확정되기 전까지는 행사매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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