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라는 이름의 새로운 길에는 끝이 없다…(중략) 미래는 국경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성실히 노력하는 사람들의 몫이다.”
한나라당 박상은 의원이 쓴 자서전의 한 구절이다.
언뜻 ‘노력이 있으면 희망도 있다’는 상투적인 교훈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한마디엔 새우젓과 공장기름 냄새 풍기는 박 의원만의 인생사 또한 진하게 배어 있다.
소년시절 인천 만석동 화수부둣가에서 곱은 손을 불어가며 새우젓을 팔고 새벽 5시 첫 열차를 타고 하루 6시간 고등학교를 다닌 그다. 당시 얼마나 고생이 심했는지 자서전에서 “먼 훗날 책을 펴도 가끔 그 속에서 새우젓 냄새가 났다”고 고백했을 정도다.
이후 대한전선 말단사원부터 시작해 대한제당 대표이사직에 이르기까지 박 의원의 20여년은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생존경쟁으로 점철됐다.
하지만 박 의원은 지금도 이 당시의 고생이나 나머지 버려진 시간들조차 현재를 있게 한 원동력이었음을 굳게 믿고 있다. 그에게 있어 ‘과거’는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단순한 추억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는 셈이다.
그런 박 의원은 평소 “대나무는 1년에 한 마디씩 자라 큰 재목이 된다. 조금만 비뚤어져도 대나무는 하늘을 향해 곧게 자랄 수가 없다. 크게 될 나무는 처음부터 곧게 자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처음부터 이러한 포부를 지니고 있었기에 맨주먹으로 새우젓 팔던 소년이 말단에서 사장으로, 사장에서 시장으로, 시장에서 국회의원도 가능했을지 모를 일이다.
현재도 밝고 명랑한 태도에 언제나 낙천적인 박 의원에게서 ‘미래’는 진정 그의 몫이 됐음을 실감한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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