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악화로 기업 부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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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1-29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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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대형 상장기업들의 이익이 30% 이상 감소하고 삼성전자나 한국전력 등 한국의 대표 기업들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우려되는 등 업종과 기업을 막론하고 위기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영업으로 돈을 벌어봤자 금융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업체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앞으로 이런 흐름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위험 분야는 건설과 조선업종 뿐아니라 자동차 부품, 해운, 자동차, 석유화학 등 전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상반기 이익 30% 감소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가 실적을 추정하는 224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올해 상반기(1~6월) 영업이익은 35조9903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1.82% 급감하고 순이익도 27조2016억 원으로 27.2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상반기 3조382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도체는 1조852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고 디스플레이도 1조7975억 원 영업이익에서 6917억 원의 영업손실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철강, 화학업체가 속한 소재산업의 경우, 영업이익이 36.8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업체가 포함된 운송업종은 34.28%,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은 11.56% 각각 줄어드는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업종의 상반기 순이익은 25.72% 줄어들고 은행은 43.41% 급감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2조3000여억 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하이닉스(8조7000억 원), 한국전력(8조2000억 원), LG디스플레이(7조1000억 원), 한국전력(8조2000억 원) 등 굵직한 기업들도 대규모 영업적자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POSCO와 현대제철, 고려아연, LG전자, STX팬오션 등은 영업이익이 40% 이상 감소하고 현대하이스코는 79% 급감하면서 순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사 가운데서도 증권사들이 분석하는 대형사들의 사정이 이 정도이면 중소형 업체들은 상당히 어려운 상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영업으로 금융비용 감당못하는 업체 증가
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작년 1∼9월 기준으로 제조업 1149곳 가운데 이자보상비율이 0% 미만, 즉 영업적자 상태인 업체 비중이 29.1%로 전년 같은 기간의 27.4%보다 늘어났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어서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업체의 비중은 36.5%로 전년 동기보다 6.0%포인트 증가했다.

무차입기업을 포함해 이자보상비율이 300% 이상인 기업은 63.9%에서 47.0%로 급감하는 등 초우량 상태에서 추락하는 기업이 크게 증가했다.

대형 상장사들의 사정은 조금 나아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559개의 작년 1~9월 이자보상배율은 평균 653%로 전년 동기 612%에 비해 소폭 상승했지만 작년 3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시멘트 등 비금속광물과 전기가스업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건설은 455%에서 309%로 낮아졌으며 통신(692%→611%)과 의료정밀(2,137%→1,908%), 의약품(958%→895%) 등도 상황이 나빠졌다.

◆자동차부품, 해운 등 위급
자동차부품, 해운, 석유화학, 반도체 등의 업종은 특히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활황때 호황을 누리던 업종, 설비투자를 많이 했던 해운, 철강, 조선, 건설 등이 주로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의 경우 수익성을 좌우하는 운임지수가 작년 7월말까지만 해도 7,000선을 유지하다가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급락한 뒤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신영증권 엄경아 애널리스트는 "운임지수가 2,500에 이르러야 수익이 나는데 지금은 조금 나아졌다해도 1,000선을 회복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해운업체들의 실적은 작년 4분기부터 점차 영향을 받기 시작해 올해 1분기, 2분기로 갈수록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엄 애널리스트는 "대형 상장사들은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소형사들은 적자가 날 수도 있으며 소형사들은 이익을 내지 못해 저절로 구조조정 되는 처지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 업체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보인다.

KB투자증권 손명우 애널리스트는 "자동차부품업계에서는 쌍용차 거래업체를 중심으로 연쇄 도산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사업계획을 발표하지 못할 정도여서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가 25∼30% 감산할 계획이므로 부품업체들의 충격은 그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고 3000여 개의 전 부품업체들이 적자에 시달릴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완성차 업체들의 올해 궁극적 목표가 유동성 확보이기 때문에 부품업체들의 사정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석유화학업도 올해 상당히 안좋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주량 현대경제연구원 신산업연구실장은 "중국 내수가 악화되면서 수출이 줄고 중동에서 신규 생산분이 공급되면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업은 지금 당장은 아주 어렵지만 독일의 키몬다사가 파산하는 등 세계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희망이 생기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박영주 애널리스트는 "반도체나 반도체부품업체들은 이미 몇년간 고통을 겪어왔는데 이제 거의 끝에 다가온 것 같다"고 밝혔다.

신영증권 조 센터장은 "어려운 기업들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피부로 느낄 수 있게 구조조정을 진행하되 살아남은 업체들이 확실하게 살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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