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글로벌 경제위기로 업종을 불문하고 주요 기업들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지만 위기를 기회를 삼는 리더들은 난세에 더욱 빛을 발하게 마련이다. 모두가 힘들다고 할 때 움츠리기보다는 위기를 성장을 위한 도약의 발판으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침체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하고 있는 기업들의 성공 이유와 배경을 앞으로 3회에 걸쳐 집중 분석한다]
(上) 맥도날드 "불황은 없다"...200조원 中 패스트푸드 시장 접수
전세계적으로 기업 파산 공포가 확산되고 있지만 맥도날드는 오히려 올해 매장을 대폭 확장할 계획이다. 외식업계가 대체로 경기에 민감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맥도날드의 이같은 행보는 다소 의외라는게 업계의 반응이지만 맥도날드의 공격 경영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대공황 이후 전세계 경제가 위기를 면치 못하면서 한때 웰빙 바람의 한파로 출렁였던 맥도날드를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맥도날드는 전세계에 650개의 체인점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지난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맥도날드가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에는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들의 방문이 늘고 있는 이유도 있지만 중국을 비롯해 신흥시장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이 주효하다는 평가다.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업체 맥도날드가 중국을 접수하고 있는 것다.
사진: 위기에도 불구하고 맥도날드가 선전하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은 중국시장에서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맥도날드 매장. |
맥도날드는 베이징올림픽을 중국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삼았다. 올림픽 기간 중 "중국의 승리가 우리의 승리"(China wins, we win)라는 맥도날드의 광고를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었다.
이같은 슬로건은 맥도날드의 짐 스키너 부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적극 추진했다. 중국 시장에 대한 맥도날드의 전략을 요약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맥도날드가 중국에 첫 판매점을 연 것은 지난 1990년. 선전에 첫 매장을 연 이후 18년 동안 맥도날드의 중국 매장은 960개로 늘었으며 직원만 6만여명에 달하는 고성장을 지속했다.
중국 진출 당시 중국 도시민들의 월급은 평균 120~130위안(약 2만원)이었다. 맥도날드의 인기 메뉴인 빅맥의 가격이 10위안이고 더블 치즈버거 역시 가격이 5위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성공 여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고성장과 함께 중국인들의 소득이 빠르게 늘어났고 맥도날드의 인기 역시 높아졌다.
성공에 고무된 맥도날드는 첫 매장 개장 2년 뒤인 1992년 베이징 최대 상업거리인 왕푸징에 대형 매장을 열었다.
이로부터 10년 뒤인 2002년 맥도날드의 중국 매장은 460개로 늘었고 2004년에는 600개로 매장이 증가했다.
지난해 맥도날드가 중국 시장에 쏟아부은 자금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 중동,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총 투자액의 3분의1에 달한다.
스키너 CEO는 "우리는 지난 18년 동안 중국에서 많은 성장을 이룩했다"면서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1990년 선전에 문을 연 맥도날드의 매장은 신흥시장에서는 처음으로 500석의 좌석을 구비한 대형 매장이었다.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패스트푸드 업체는 맥도날드가 처음이 아니었다. 앞서 1987년 KFC가 베이징에 매장을 열고 중국 공략에 나섰다.
KFC 역시 중국에서 성공을 거뒀으며 맥도날드가 중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배경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FC는 현재 중국 465개 도시에 22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맥도날드의 성공에서 각 지점의 성적에 주목하고 있다. 매장수에서는 맥도날드가 KFC에 밀리지만 매장 규모와 매출을 살펴볼 때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맥도날드의 제프리 슈와츠 중국 사업부 CEO는 "우리는 규모 확대 보다는 질적인 성장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매장수는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체 규모 보다는 비즈니스 운영을 중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슈와츠 CEO가 경영의 질을 중시하고 있지만 맥도날드의 확장 전략 역시 여전히 유효하다. 스키너 CEO는 지난해 중국에서 125개의 매장을 열고 올해 150개, 2010년에는 175개의 매장을 새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맥도날드가 중국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메뉴를 개발한 것이 성공의 요인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서양식 햄버거와 프라이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 역시 높다는 평가다.
슈와츠 CEO는 "우리는 중국 소비자들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중국 소비자들은 맥도날드가 서구 브랜드이기 때문에 찾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인들이 밥과 같은 중국 음식을 원했다면 중국 음식점에 갔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서구 브랜드의 표본이 되기를 원한다"라고 설명했다.
맥도날드는 중국에서 개발한 메뉴의 성공에 힘입어 이를 전세계 매장으로 수출하기도 한다.
'콘 컵'이 대표적인 예로 이 메뉴는 중국 리서치 개발부서에서 개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스키너 CEO는 "우리는 중국 사업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중국에서의 고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와 함께 중국은 엄청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패스트푸드 시장은 이미 2000억달러(약 260조원) 규모로 커졌으며 매년 16%씩 성장하고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