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침체로 광주도심 첫 '속빈 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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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1-2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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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도심의 한 빌딩이 지은 지 18년만에 입주자가 단 한 명도 없는 `딱한' 신세로 전락할 처지가 됐다.

   29일 유한회사 조양물산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지난 1991년 광주 북구 우산동 서방사거리에 지은 D 빌딩은 지상 10층 지하 2층에 각 층이 600㎡(180평)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다.

   한때 각 층에 기업체와 공공기관의 사무실로 가득 찼고, 오후가 되면 점심을 해결하러 쏟아져 나오는 직장인들로 주변이 북적거렸다고 한다.

   하지만 이 빌딩은 오는 3월이 되면 입주자가 모두 빠져나가 `유령의 집'이나 다를 바 없게 된다.

   이 빌딩의 공동화(空洞化)는 광주 옛 도심 주변의 공동화 현상과 궤를 같이한다. 특히 최근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의 직격탄을 맞아 그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주변에 있던 광주시청이 서구 상무지구로 옮기자 입주율이 서서히 낮아지더니 지난해 10월과 12월 5개 층을 사용하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광주지원과 장애인고용촉진공단 광주지사가 새 둥지를 찾아 떠난 뒤로는 빈자리가 메워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오는 3월에는 8~9층에 입주한 광주지방교정청마저 첨단산단에 마련된 정부합동청사로 이전할 예정이어서 이 빌딩은 `관리사무소' 격인 조양물산 사무실만 10층에 덩그러니 남게 된다.

   `마지막 입주자'가 될지도 모를 박길영 광주지방교정청장은 "일대가 `버려진 도시'처럼 변하고 부동산 경기마저 가라앉은 탓으로 보인다"며 "떠나는 입장에서도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다.

   광주·전남 지역 부동산 전문 포털인 사랑방닷컴의 송용헌 팀장은 "금융 중심가였던 금남로 일대 빌딩의 몇몇 층이 비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10층짜리 빌딩이 통째로 비게 되는 경우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조양물산은 지난해 말부터 빌딩 외벽에 `가격파괴 임대'를 광고하는 대형 펼침막을 두르고 3.3㎡당 250만원까지 받던 보증금을 100~120만원으로 낮췄지만 별 효과가 없다.

   김남전 조양물산 전무는 "문의전화는 종종 걸려 오는데 입주 의사를 밝히는 곳이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며 "주변 식당가도 울상이어서 직원들이 순번을 정해 식당을 이용할 정도"라고 털어놨다.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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