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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국제자유도시 조감도 |
인천 송도 국제비즈니스센터 조성 사업이 삐그덕거리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서울 여의도와 부산 문현동 2곳을 금융중심지로 지정하면서 국제금융도시를 핵으로 하는 인천 송도 국제비즈니스센터 조성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1일 인천시 및 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인천시는 송도와 청라지구를 국제금융허브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 2003년부터 1611만평 면적의 부지에 ▲국제업무지구(전문전시장, 상설전시관, 호텔, 국제회의장, 백화점, 세계무역센터 건립) ▲국제 학교 및 병원 설립 ▲IT 클러스터 조성 ▲첨단 바이오단지 조성 ▲인천공항 제2연륙교 사업 ▲송도신항만 사업 등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인천 송도가 국제금융도시에서 빠지면서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또 국제금융도시 유치가 안될 경우, 오는 2020년까지 10만가구를 공급키로 한 주택사업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송도는 청라와는 달리 서울로의 출퇴근이 어렵기 때문에 타지역의 인구를 끌어들이기가 어렵다"며 "국제금융이 중요하고 유치가 되지 않을 경우엔 주택공급 과잉 현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인천시와 경제자유구역청 등은 올 상반기 중에 국제금융클러스터 조성사업에 대한 기본계획안을 확정, 공청회 등을 거쳐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번에 금융위의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향후 2~3년 내에 추가 지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인천시의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번에 지정이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송도와 청라에는 금융클러스터 사업을 계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도 "현재 여의도에는 AIG빌딩을 짓고 있는 부지와 통일재단부지 외에는 빌딩 지을 부지가 없을 뿐만 아니라 국제금융의 기반시설들이 들어설 수 있는 곳도 없다"며 "외국인 학교, 병원 등 정주 환경이 전혀 조성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때문에 송도와 청라에 분산 육성을 해야하는 것이고 송도에는 파이낸셜 벤처기업과 국제금융기업, 청라는 IT기업 등이 유치돼 여의도와 상호적으로 발전돼야 한다"며 "송도-청라-여의도는 입지적으로 각 지역별 특성과 지리적 위치가 고려돼 발전된다면 서로 시너지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천시의 이같은 구상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쉽지 않다.
서울시 금융정책팀 관계자는 "송도 국제금융사업은 추진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지 육성은 여의도 한 곳이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송도, 여의도 두 곳에 국제금융도시를 육성한다는 발상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금융은 자생산업인 만큼 현재도 금융중심지로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기반시설도 충분한 여의도를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부산은 환영하지만 인천이나 일산에 분산 육성은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이다.
유정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송도는 경기침체 전 송도에 투자하려던 외국계금융기업들이 철회한 것도 요인이 되겠지만 과연 충분한 인력이 투입될 것인가도 문제"라며 "송도는 인지도면에서도 떨어지고 외국인들의 선호도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keri) 연구위원도 "금융허브는 하나여야 하므로 서울은 여의도에 집중하돼, 증권거래소를 부산에 두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며 "미국 같은 경우 뉴욕과 시카고에 역할을 분산시켜 뉴욕이 금융 담당이라면 시카고는 원자재 등을 담당하고, 일본은 도쿄와 오사카에 분산한 것 처럼 효과적으로 운영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전부터 송도에 추진했던 국제금융유치 사업은 안 될 것이란 관측들이 많았다"며 "송도에 국제금융이 빠진다면 결국 '속빈강정' 식의 사업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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