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두산그룹 회장
두산그룹 최고경영자 박용성 회장은 밥캣인수 이후 불거진 그룹의 유동성 위기 논란을 씻고 재도약한다는 목표아래 구체적 실행 플랜에 돌입했다.
주력사 중 하나인 두산인프라코어는 부동산가격 하락과 기업의 설비투자 감소 등으로 올해 판매감소와 실적악화 요인이 있지만 영업이익 신장률 제고에 대한 긍정적 요인도 공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두산인프라코어는 당기순이익이 감소하는 등 고환율에 따른 환차손과 차입금, 재무리스크 증가 등으로 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을 부채질했다.
이에 두산그룹은 글로벌 경색으로 자금조달창구마저 좁아지자 인프라지원사업(ISP)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각종 인수합병과 매각 등을 진행하는 등 고강도 자구책을 마련했다.
두산그룹의 자금압박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부터 건설경기 최악상황에 직면하면서 불거졌다.
이런 측면이 지난해 불어닥친 환율상승과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최근까지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향후 1~2년간 수익의 상승곡선은 불투명한 상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밥캣이 예상보다 실적이 미진하다”며 “아직 폐쇄한 공장은 없지만 일부 휴업상태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두산그룹은 경기회복은 보이지 않고 고정비용은 계속 들어가며 수익은 하향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에 잠재적 불안요인을 안고 있는 셈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방산부문 분할 등을 통해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그룹측의 재무리스크 우려는 오히려 업계의 기우라는 입장이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호주 에라링발전소 성능개선공사 총1억5000만달러 수주로 2006년말 인수한 밥콕의 보일러 기술을 활용하는 등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상승세지만 세전이익은 451억원 적자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는 두산인프라코아와 두산엔진의 700억원 지분법평가손실과 350억원 외화환산수지 적자를 반영한 것이다.
이에 두산그룹은 언제 터질지 모를 위기에 대비해 5500억원 회사채로 자금조달에 나섰고 두산중공업이 4000억원, 두산인프라코어가 1500억원을 발행했다.
임경섭 한국투자증권 팀장은 “회사채는 만기도래에 따른 차환자금과 적자시 운영자금, 각종 시설투자자금 등 여러 가지 목적으로 발행한다”며 “현재 자금조달 사정이 어렵기 때문에 기업가치 상승과 저금리를 이용해 여유자금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의 회사채는 담수와 발전사업의 성장성이 좋고 최근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그린에너지사업과 연관이 깊어 투자전망이 밝고 발행금리도 지난해 보다 떨어졌다는 점이 작용했다.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이 올해 3대 핵심전략 중 유동성 극대화를 설정한 것도 그룹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했다. 밥캣의 불똥이 어디로 어떻게 튈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미리 대비하자는 것이다.
그룹은 자금 확보차원에서 지난해 11월 테크팩사업부를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4000억원을 받고 매각했고 올 1월초에는 두산주류BG마저 롯데칠성음료에 팔아 5030억원을 확보했다.
김준성 기자 fres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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