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통령, 당내 화합 강력 촉구
박근혜, 신속한 쟁점법안 처리 ‘제동’
홍준표, 지역구 중진 입각 강력 촉구
이명박 대통령은 2일 한나라당 수뇌부 회동에서 한나라당의 화합을 촉구했으나 2월 임시국회쟁점법안 처리 등을 놓고 박근혜 전 대표와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내 이후 당청간 엇박자가 더욱 격화될 분위기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중진의원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중진들이 중심이 돼 올해 1년 잘 힘을 모아주면 정부가 열심히 해 국민들을 안심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올 한해는 한나라당과 정부 모두 힘을 합해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했다는 이야기를 내년 쯤 듣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그러나 당내 친박계 의원들은 쟁점법안 처리의 속도조절 등을 요구하면서 사실상 정부가 요구한 2월 국회내 신속한 쟁점법안 처리 방침에 제동을 걸었다.
박 전 대표는 “세계적으로 어렵지만 경제를 살려서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며 “2월 국회서 쟁점법안은 국민적 이해와 공감대가 중요하다. 특히 정부와 야당. 국민과의 관점괴리가 크니 정부가 보완책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선 보완 후 처리’라는 쟁점처리 법안 방법론을 밝힌 셈이다.
이는 경제살리기와 민생안정을 위해 신속하게 미디어법 등 관련법을 입법해달라는 이 대통령의 입장과 상반된 것이어서 향후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친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도 “경제위기에 맞서 이 대통령이 혼자 고생하는 것 같은데 분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달라”며 “대통령이 한나라당 내부 통합의 계기도 만들어 달라”고촉구했다.
정치인 입각이 배제된 ‘1.19 개각’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우회적으로 쏟아져 나왔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다음에는 지역구의 중진의원들이 많이 입각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여기 입각할 분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특히 경제위기 대책과 관련 “정부가 대책을 미리세우고 당에서 전하는 현장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당초 덕담이 오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예상했지만 일부 중진의원들이 국정현안에 대해 뼈있는 말을 던졌다”며 “당 내부의 완전 봉합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표에게 상당한 예우를 갖춰 눈길을 끌었다.이 대통령은 이날 57회 생일을 맞은 박 전 대표에게 “오늘 아주 잘됐다. 생일 케이크 없나”라며 참모들에게 말하는 등 친근감을 표시했다. 또 한과를 손수 집어 들어 박 전 대표에게 주기도 했다.박 전 대표의 자리는 이 대통령의 오른쪽 바로 옆에 배치됐다.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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