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부양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올해 `마이너스' 성장의 가능성이 커진 만큼 추경 편성 등을 통해 재정지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에 4%대 `플러스' 성장으로 급반등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 역시 지표상으로 실현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의미있는 회복세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취약 부문을 정리하고 체질을 강화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두원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IMF 전망에는 정부의 내수 부양책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른 측면에서는 현재의 내부 부양책만으로 부족하다는 의미일 수도 있지만 전망치가 기관마다 편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4%라는 수치에 큰 의미를 두긴 어렵다.
중요한 것은 부문별로 체감하는 고통이 다르다는 것이다. 올해 대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버틸 수 있겠지만, 중소기업 및 환율 비수혜 기업 등은 어려움이 클 것이다. 이들 부분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세계경제 회복을 전제로 내년에 4%대 성장을 한다는 것은 수치상으로 `V자형' 회복인데 1998~1999년의 경험을 볼 때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5% 성장을 한다고 해서 실제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기술적인 효과가 반영됐고 각 주체가 `플러스' 성장을 체감하려면 1년 정도 더 지나야 한다.
다만 다른 국가보다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고 내다본 것은 고무적이다.
◆이성권 굿모닝신한증권 이코노미스트
정부가 녹색성장, 재정지출 확대, 금리 인하 등 각종 부양책을 내놓고 있는데 IMF가 이런 정책들을 반영해서 성장률을 전망했는지 의문이다. 해외 전망기관들은 여러 사정으로 인해서 이를 충분히 감안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12월 산업생산이나 1월 수출 등의 수치를 보면 상당히 문제가 있다. 산업생산은 11월과 12월에 각각 크게 떨어지면서 연구기관들의 예측치에서 많이 벗어났다.
정부 정책마다 겹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 효과를 엄격하게 분석해내기는 어렵지만, 정부 정책을 감안하면 상반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하더라도 하반기에 완화돼서 연간 0.3% 정도 플러스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한국 경제가 올해 반등할 때 견실한 성장세를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은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다. 올해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면 기술적으로도 기저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려면 두 가지의 전제가 있어야 한다.
먼저 세계경제가 실제로 좋아질 것이냐의 문제다. 세계 경제의 성장률이 올해 0% 부근에서 내년 2%대로 회복된다면 한국이 잠재성장률 수준을 달성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올해 극심한 침체에서 한국 경제가 버텨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상황에서 중소기업 도산이나 부동산 급락 등의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글로벌 반등의 `과실'을 누릴 수 있다.
정부는 이번에 옥석을 가려 부실한 부분을 정리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주 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올해 성장률이 -4% 정도라면 상반기에 -6∼-7%까지 떨어진다는 뜻이다. 다소 비관적으로 보는 것 같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상반기에는 -4∼-5% 성장하고 연간으로 소폭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정도로 보는 상황인데 IMF는 침체가 장기화되는 것으로 보는 것 같다. 이렇게 되면 국내 연구기관들도 전망치를 또다시 하향 조정해야 할 것이다.
IMF 전망대로라면 전 분야 모두 상당히 나쁘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황이 외환위기 때에 비하면 양호하지만 2003년 카드사태 때보다는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는데 IMF 전망으로는 그보다 더 힘들어진다는 얘기가 된다. 고용은 경기에 다소 후행하는 성향이 있지만, 올해 통계청 기준으로도 실업자 100만 시대가 올 것이다.
상반기에 경기가 추락하는 속도를 늦추려면 재정집행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저소득층 소득 보전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밖에 없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나쁘게 전망되는 이유는 한국경제를 끌고나갈 분야가 없기 때문이다. 내수는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이전인 작년 8월에 이미 7개월째 하강했다. 경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수출은 글로벌 위기로 타격을 입었다.
게다가 한국 경제는 잠재적 불안 요인을 갖고 있다. 부동산가격은 아직 제대로 하락하지 않았고 구조조정도 본격화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성장률이 추락할 수밖에 없다.
물론, 올해 4분기와 내년에는 경제성장률이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작년 4분기와 올해 상반기가 추락한 데 따른 기술적 반등일 뿐이다. 한국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기초체력을 회복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중국 리스크도 주목해야 한다. 중국의 성장률이 5% 아래로 떨어지면 사회적 동요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는 한국 경제에 적지않은 부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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