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악화에 따른 대출 부실화와 기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은행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8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순이자마진(NIM) 등 각종 수익성 지표가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올해는 마이너스 성장까지 우려되는 만큼 영업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18개 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이 7조9000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47.4% 급감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03년 1조9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후 5년 만에 최저치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3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지난 2000년 4분기 4조6000억원의 순손실을 입은 후 처음으로 적자도 돌아섰다.
은행들의 영업 실적이 악화된 것은 부실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2007년 4조500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9조9000억원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에는 최근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된 16개 건설 및 조선사에 대한 대손충당금 1조원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적자 전환됐다. 대손충당금은 대출 부실화에 대비해 적립한 금액으로 순이익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국민, 우리, 하나은행 등 7개 시중은행의 순이익은 5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3.6% 감소했으며 산업, 기업은행 등 5개 특수은행의 순이익은 1조7000억원으로 64.6% 급감했다.
반면 부산, 대구, 광주은행 등 6개 지방은행의 순이익은 9000억원으로 12.5% 증가했다.
은행들의 이자 이익은 34조원으로 9.1% 증가했지만 수수료 이익과 유가증권 이익 등 비이자 이익은 5조3000억원으로 50.3% 줄어들었다. 이 가운데 유가증권 이익은 증시 침체의 영향으로 89% 감소한 7000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 감소로 각종 수익성 지표도 일제히 하락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49%로 전년 대비 0.61%포인트 낮아졌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29%로 7.31%포인트 떨어져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낮았다.
순이자마진(NIM)도 2.44%로 전년 대비 2.29%포인트 하락했다.
주재성 금감원 은행업서비스국장은 "경기 상황과 기업 구조조정, 시중금리 하락 등을 감안하면 올해 수익 전망도 결코 밝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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