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일 전화통화에서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경제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세계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대해 한 목소리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것.
먼저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려는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시지는 짧았으나 어조는 단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대통령도 "세계가 1차 대공황의 교훈을 떠올려야 한다"면서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면 경제회복이 더 지체될 수밖에 없다"고 호응했다.
양 정상이 이처럼 보호무역주의 회귀 경향에 우려를 표명하고 나선 것은 이 대통령의 발언대로 세계경제의 보호무역주의 색채가 짙어지면 질수록 경제회복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는 공통의 인식에 따른 것이다.
보호무역주의는 또 다른 보호무역주의를 낳고 그렇게 되면 세계경제는 더욱 더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논리다.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선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경우 수출업종을 중심으로 막대한 타격을 입으면서 경제위기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워싱턴 G20 금융정상회의나 페루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등 국제무대에서 줄기차게 보호무역주의 반대 입장을 밝혀 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대통령은 G20회의 참석 당시 선도발언을 통해 "우리가 경계해야 할 대목은 최근의 어려운 경제여건을 기화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라면서 "무역 및 투자와 관련한 새로운 장벽을 더 만들지 않는 `동결(Stand-Still) 선언'에 동참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양 정상은 앞으로 국제무대 등에서 보호무역주의 회귀 저지를 위해 공조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대통령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오는 4월 런던 G20 금융정상회의에서 모든 나라가 뜻을 같이해 실천에 옮길 필요가 있다"고 말한 데 대해 오바마 대통령도 호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이달 중순 방한하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도 양국 현안 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위기 해법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정상 모두 `보호무역주의는 안된다'는 분명한 원칙을 갖고 있다"면서 "두 정상이 그런 바탕 위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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