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CEO가 뛴다] 금호아시아나, 유동성 우려 씻고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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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2-0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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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 "위기 논란 불식 시킬 것"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한통운 유상감자를 통해 현금 확보에 본격 나서면서 유동성 확보에 청신호가 켜졌다.

4일 대한통운은 보통주 1736만4380주를 대상으로 43.22% 비율로 유상감자를 결정했다. 1주당 17만1000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번 유상감자로 대한통운 지분 23%씩을 보유한 대우건설과 아시아나항공에 각각 7113억원씩 총 1조5000여억원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통운 유상 감자 폭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그룹 유동성 확보에는 어느정도 숨통이 트였지만, 일부에서는 부동산과 금호생명 매각 등 다른 자산의 처리가 어려워지자 감자 폭을 확대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이미 지난해부터 “대한통운의 유상감자를 통해 자사의 유동성 위기 논란을 불식시키겠다”고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은 지난해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해 재계 순위를 끌어올렸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당시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제시했던 풋옵션 문제가 발단이 됐다. 자금위기가 올 것이라는 소문이 시장과 증권가를 에워싸면서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무리한 M&A가 낳은 결과'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진화에 나선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해 4조574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쉽게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됐던 유동성 위기설이 금융시장에서 몇 달간 지속되자 금융계열사(금호생명) 매각이라는 고육지책마저 내놨다.

그러나 애초 1월 말 매듭짓기로 했던 금호생명 매각은 매수자 측과 가격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마무리가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다른 부동산 자산 등의 매각도 꽁꽁 얼어붙은 경기 탓에 진행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올해 극심한 경기침체로 인해 고전이 예상되는 제조·서비스업종 계열사들의 경영상황도 문제다.

창립 62주년을 맞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해 자산규모 26조원을 웃도는 재계 8위에 올라섰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새해 그룹 경영방침을 사업구조의 안정화로 세우고,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현재의 난관을 극복하고 500년 영속기업의 토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임직원 모두가 중장기 비전을 염두에 두고 업무를 추진하자"고 당부했다.

이번 대한통운의 유상감자로 금호아시아나그룹 유동성 해소방안에 숨통이 트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자산매각과 계열사들의 꾸준한 경영실적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4조5740억원의 유동성 확보계획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3분기까지 4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최근 매각한 금호생명 사옥 대금 2400억원에 대한통운 유상감자 대금을 포함하면 2조300억원 가까운 유동성을 확보하게 된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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