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을 2개월여 앞둔 정치권에 벌써부터 내부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4월 재보선 출마가 유력해지면서 정세균 대표체제의 대대적인 균열이 예고되고 있다. 한나라당도 2일 청와대 회동 이후 당내 비주류인 친박계가 제목소리를 내겠다고 선언, 고질적 친이-친박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 복귀설, 흔들리는 민주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 체제에 맞서 정 전 장관과 당내 비주류 단체인 민주연대가 공동전선을 펼 것으로 전망된다.
정 전 장관이 현재 4월 재보선에서 옛 지역구인 전주 덕진에 출마할 것이 유력하다는 점이 핵심이다.
정 대표와 같이 전북에 기반을 두고 있을 뿐더러 한때 당의 대주주이자 대선후보였기에 정 장관의 정계 복귀 시 당 역학구도에 큰 변혁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정 대표는 4일 “현재로서는 국민에게 호소하는 재보선을 해야 한다는 기본인식 외에는 다른 언급은 시기상조”라며 우회적으로 당원들에 ‘함구령’을 내렸다.
여기에 당내 개혁파 민주연대는 “공천심사 자체를 배제하는 것은 민주공천에 배치되는 것”이라고 정 전 장관의 출마를 측면지원하고 나섰다.
민주연대의 경우 최근 정 대표 체제가 승승장구하면서 좁아진 입지를 반전시킬 기회를 엿보고 있는 상태다. 또 정 대표가 기존 대여 강경대응 노선에서 ‘일자리국회’ 컨셉으로 변경한 데 따른 불만도 해소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정 대표 측이 조만간 정 전 장관 측에 접촉을 시도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접촉 시 정 대표 측이 절충안으로 정 전 장관에 격전지인 수도권 출마를 제시할 가능성도 유력하다.
◇與, 친이-친박 갈등 수면위로
그간 잠재적으로만 친이-친박 갈등을 겪어 온 한나라당도 내부 기류가 심상치 않다.
지난 2일 청와대 회동 이후 친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이 “제 목소리를 내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이번 달 내 대대적인 계파모임도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할 말’을 했고 이재오 전 최고위원 복귀설도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 등 친박계의 경우 당협위원장 인선과 관련, 복당한 친박의원 지역 원외위원장이 그대로 직을 유지할 경우 문제를 제기한다는 입장이다. 또 공천문제도 아직 남아 있어 친이계와의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표 본인의 선택이 최대 관건으로 남아 있다.
그가 직접 나서 김 의원 등의 행보에 제동을 걸 경우 계파갈등은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겠지만 현 상태에선 묵인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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