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라 달러화 환율 상승으로 의약품원료 조달원가가 크게 증가한 제약업계의 인수합병(M&A) 바람이 불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의약품사업부문에서 약 3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SK케미칼을 비롯 애경그룹 자회사인 네오팜, 그리고 삼양사 등이 타 제약사를 인수하기 위해 군침을 흘리고 있다.
SK케미칼은 정밀화학과 생명과학 분야를 주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정밀화학 분야는 바이오디젤 사업에, 생명과학 분야는 의약품사업에 투자를 집중해 나갈 방침이다.
SK케미칼은 인수대상 제약사의 매출규모를 현재 SK케미칼과 비슷한 곳으로 찾고 있다.
SK케미칼은 지난해말 공장가동율이 20% 수준에 머물면서 점차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던 수원의 화학공장을 약 4000억원에 매각, 인수합병을 위한 유동성도 충분히 확보한 상태이다.
그동안 애경그룹내 벤처사업 부문으로 있다가 10여년전에 독립법인으로 분사됐던 네오팜도 타제약사 인수를 추진중이다.
네오팜은 아토피 전문치료제인 아토팜으로 약 15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회사로 지난해 대덕연구단지에 의약품 생산공장도 건립했다.
네오팜은 이미 몇군데 제약사들로부터 인수제안을 받고 인수합병 협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바이오 벤처회사격인 네오팜이 갖고 있는 피부 전문 기술력과 피합병회사의 기술력을 합쳤을 경우 시너지효과를 얼마나 낼 수 있을지가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식품, 화학, 의약사업 등으로 약 1조1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삼양사 또한 제약사 인수를 위한 검토를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
현재 삼양사는 의약품 연구개발(R&D) 및 생산 기능만 갖고 있다. 이에따라 병원영업 및 마케팅 기능까지 갖춘 회사와 합병해야 더 높은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성훈 삼양사 재무팀장은 “타 제약사를 인수하려는 생각은 있는데 마땅한 매물이 나오질 않고 있는 상태”라며 “적당한 매물이 나오면 언제든지 인수할 수 있는 유동성은 충분히 확보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처럼 제약업계에 인수합병 바람이 부는 것은 제약산업에 진입한 지 얼마안된 기업의 입장에서는 기존 제약사를 인수해 성장하는 것이 신규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것보다 더 유리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업계 내에서도 매출 규모에 따른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면서 군소 제약사들은 점차 경영악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제약업계의 구조조정 바람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