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말부터 전매제한 기간이 줄어드는 은평뉴타운, 판교신도시 등 주요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매매호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나 실제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매제한 완화가 아직은 매수세를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미분양과 입주율 저조로 몸살을 앓던 은평뉴타운은 최근들어 입주가 속속 이뤄지면서 매매호가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판교신도시 역시 급매물이 점차 줄어들고 있고 시세문의와 함께 호가도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정작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규제완화 바람을 타고 매도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있지만 정작 매수세는 아직 살아나지 않고 있어 실제 거래는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실제 전매제한 완화가 이뤄지는 3월말 이후에는 매수세 보다 오히려 잠시 거둬들였던 매물이 다시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융비용부담이 특히 많은 소유자들일수록 오히려 매도할 수 있는 기회로 삼으면서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규현 주택도시연구원 부동산시장분석팀장은 "전매가 가능해지면 그동안 부담이 컸던 중대형일수록 손해를 보더라도 매도하려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물량이 많아지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가격하락으로 이뤄질 것이고, 이를 이용한 거래가 어느 정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 팀장은 또 "미분양 주택의 가격이 (하향)조정될 경우에 건설사 입장에서도 더 악화되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초 마지막 중대형 분양에서 높은 청약율을 보였던 판교신도시에서도 물량 부담이 우려되고 있다.
선분양이 이뤄진 판교는 전매제한기간이 85㎡이하는 5년, 85㎡ 초과는 3년으로 줄어들게 된다. 계약시점에서 입주시까지 보통 3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85㎡ 초과의 경우에는 입주시 전매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즉, 입주시 전매물량이 대거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사업단 팀장은 "판교 어디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과다한 대출을 받은 입주자들이 부담을 느껴 프리미엄 없이 내놓을 가능성 크다"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시장과 경기 흐름의 동반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입지여건이 뛰어난 판교를 쉽게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우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 팀장은 "수요가 많은 상황에서 전매제한이 완화됐다면 시장 흐름에 힘이 실렸겠지만 지금 상황에서의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본다"며 "집값이 바닥이라고 아직 볼 수 없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매물이 넘쳐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