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하이닉스, 반도체 사상 최악에도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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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2-0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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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지난해 4분기에 5600억원의 적자를 보인데 이어 하이닉스반도체마저 782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국내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크게 위축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흑자기조를 유지했던 반도체 사업에서 적자 전환의 고배를 마셨다. 하이닉스 역시 지난 한해동안 영업손실 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부진에도 불구하고 이들 국내 업체들의 향후 전망은 밝은 편이라는 것이 업계와 증권가의 설명이다.

세계 메모리반도체 5위인 독일 키몬다의 파산신청과 일본 엘파다 역시 공적 자금을 신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년여 동안 지속됐던 메모리반도체 업계들의 '치킨게임'이 종말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만의 프로모스의 파산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오히려 현재의 위기가 1~2년 후 생존에 성공한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반도체 업계의 위기에서 생존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후보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꼽고 있다.

국내 메모리반도체 기업의 영업손실률이 경쟁사에 비해 적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삼성전자는 영업손실률 14.3%를 기록했다. 적자로 전환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업계 최고의 성적이다. 하이닉스는 52%의 영업손실률로 다소 높았지만, 재고자산의 평가손실을 3000억원 정도 반영한 만큼 실질적인 영업손실은 이를 하회할 전망이다.

반면 해외 경쟁사들의 손실은 심각한 수준이다. 대만의 난야는 영업손실율 105.6%로 영업손실 규모가 매출액을 넘어서는 기현상을 빚기도 했다. 그만큼 업계의 출혈경쟁이 치열했다는 반증이다. 마이크론 역시 47.9%의 영업손실률을 기록했으며, 이노테라 역시 영업손실률이 57.9%에 달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경쟁력이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경쟁업체에 비해 1~2년 가량 앞선 기술력이다.

해외 경쟁 업체들이 아직 50나노급 D램 반도체 공정에 제대로 돌입하지 못한 상황에서 양사는 올해 3분기께 40나노 공정 제품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40나노 공정 제품이 양산될 경우 양사는 해외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더욱 크게 벌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외 경쟁사들이 자금난으로 새로운 시설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있다"며 "이들과의 기술 격차를 크게 벌릴 경우 향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양강체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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