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그룹 회장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겨울한파가 지나가고 따뜻한 봄이 다가오고 있지만 대기업 회장들은 사실상 봄의 기운을 만끽할 여유가 없다.
최근 환율과 유가, 금리의 등락에 따른 불안 요인이 잠재되있는데다 급속도로 퍼진 경기침체와 같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으로 인해 1년 단위의 중장기 경영계획은 이미 멀찌감치 내려놓은 상태다.
얼마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의 경영구상을,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포럼행사에 참석한다는 목적으로 각각 해외를 다녀왔다.
김 회장이 일본에 보름이상 머무르면서 ㈜한화 도쿄법인과 사업장들을 방문한다는 목적이 컸으나 올해 사업구상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주변의 반응이다.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 무산건이 발표되기 전날인 지난 1월 13일에 일본으로 출국해 31일 귀국한 김 회장은 대우조선 인수 무산건을 털어냈다는 표시로 그룹의 내실을 다질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산은과의 협상결렬에서 발생한 3000억원의 이행보증금 건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있는 만큼 김 회장의 '속앓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올해도 경영환경에 있어 불안요소가 잠재되어 있는 만큼 경영계획의 윤곽조차 잡히지 않아 김 회장의 근심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회장은 지난달 28일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민간외교로 종횡무진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귀국한 이후 올해의 경영계획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침묵하고 있다.
SK관계자는 "올해 환율과 유가 등의 변동폭으로 경영환경이 매번 변화해서 뚜렷한 사업계획조차 세울 수 없는 상태"라면서 "년단위의 중장기 계획보다는 월단위의 단기 계획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포럼 행사에 국내 대기업 CEO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경제위기와 같은 거대한 쓰나미에 우리 그룹이라고 휘말리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며 최근의 경제위기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낸바있다.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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