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은 초고층 아파트 단지 속 낡고 허름한 주공5단지는 규제 완화와 각종 호재에 힘입어 인근 같은 평형의 새 아파트보다도 거래가가 크게 올랐다. 또 지난해 말 7억원대 후반까지 떨어졌던 집값이 보름전부터 3억원 가량 치솟아 매매 계약 후 해지사태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현재 주공5단지 112㎡형의 매매가는 10억7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지난해 말부터 1월 중후반까지 7억6000만원까지 떨어졌던 것에 비하면 3억원 이상이 올랐다. 115㎡형은 11억5000만원, 119㎡형은 12억7000만원의 거래가가 형성돼 있다.
주공5단지 바로 건너편의 주상복합 아파트인 갤러리아팰리스 같은 평형이 7억~8억원선이 매겨진 것에 비해 최대 3억7000만원이 더 비싼 것이다.
김정례 우리공인 대표는 "지난 한 주간 주공5단지 내에서 5건의 매매가 성사됐다"며 “3월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두고 문의와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 사실상 건립을 허용한다는 발표와 더불어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허용 등의 호재가 잇따르자 지난해 말 7억원 후반대에 계약됐던 물량이 매도자의 계약취소로 거둬들여지는 일이 생겼다.
김 대표는 "작년 말 7억원 후반대로 계약됐던 물량 6건 중 5건은 내놨던 매도자들이 거래를 취소해 실제 7억원 후반대의 거래는 단 한 건 뿐"이라고 말했다.
이들 5건의 물량은 매도자가 계약금 10%의 2배인 위약금을 무는 손해를 보고서라도 해약한 것이다. 7억7000만원에 거래한 매도자는 계약금 7700만원의 2배인 1억5200만원을 위약금을 떠맡게 된다.
강영민 삼성공인 대표는 “당장 나라도 계약했던 물건을 거둬들일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 가격은 목구멍까지 오른 상태로 더 이상 오를 것이라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송파구 전체는 현재 강남3구에 대한 투기지역해제 기대감과 제2롯데월드 건립허용,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등의 거듭된 호재로 호가가 크게 오른 상황이다. 이 가운데 주공5단지는 이미 재건축이 다 끝난 단지에 비해 앞으로의 내재 가치에 대한 기대치가 커 앞으로 더 오를 전망이라고 공인중개소 대표들은 입을 모았다.
이준상 LBA박종철 공인 대표는 "주공5단지는 현재 추진위원회까지만 구성돼 있지만 앞으로 개발을 하게 되면 지금 가격은 더 오를 가격의 절반 정도"라며 "임직원만 2만3000명 정도에 이를 제2롯데월드가 들어서고 이 일대가 레저타운으로 변하면 10만명 이상의 상주인구가 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3월 시행 예정인 용적률 상향조정이 이뤄지면 주공5단지는 3종 지역 재건축 단지로 용적률이 상대적으로 많이 높아질 것으로 투자 매력이 상당히 크다"며 "같은 평형으로 지어져도 현 시세보다 크게는 5억원 정도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주공5단지는 현재 112㎡형 5개, 115㎡ 1개, 119㎡형 10개 등 총 16개의 매물이 나와있는 상태다.
장명주 백조공인 대표는 "잠실 전역에서는 작년 12월부터 꾸준한 거래와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물량 폭탄이라고까지 불렸던 인근 1~4단지도 매물이 해소되면서 호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채훈식 부동산써브 팀장은 "공급과잉의 악재가 해소된 송파구는 여러 호재에 대한 기대감에 투자메리트가 크게 상승한 것"이라며 "하지만 실물경기 침체는 여전하기 때문에 오른 호가에서 다시 바닥을 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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