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부회장은 9일 취임 3주년을 기념한 기자간담회에서 최근의 경기침체에 따른 중장기 사업운영계획에 대해 입장을 밝히며 3조원의 비용절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워룸(War Room) 설치 등 위기 상황을 극복하겠는 의지를 드러냈다.
남 부회장은 "역사에 기록될 만큼 세계경제는 불안정한 시기에 놓여 있고,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실물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며 "각국 정부가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물경기가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는 등 최악의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남 부회장은 "경기침체기는 미래성장사업 준비에 최적의 기회"라며 "현재 이익을 크게 내지 못하더라도 경기가 좋아지면 점차 시장이 확대되거나 수익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유망사업을 키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LG전자는 B2B, 태양전지, 시스템에어컨 등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날 남 부회장은"Recession 극복과 Post Recession 준비 차원에서 올해 3조원의 비용 절감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산라인의 원가절감을 비롯해 회사 전 부문의 비용 모두가 해당되고, 한국 본사뿐 아니라 82개 해외법인이 모두 참여한다.
비용절감은 Recession 시기의 수익성 하락 방어와, Post Recession 준비에 따른 대응방안 마련과 바로 연결돼 있다. 남 부회장은 "지난해보다 사업환경이 어렵지만, 회사 핵심역량인 R&D, 브랜드, 디자인 분야 투자는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는 등 현금흐름 개선이 가능한 모든 기회를 점검하는 작업은 이미 완료됐다. 재고자산 축소, 매출채권 현금화, 공급망관리(SCM) 최적화, 통합구매 등은 이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남 부회장은 "매출에서 영업이익을 빼면 모두 구매의 영역"이라 말할 정도로 구매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좁은 의미의 부품 조달은 물론, 시설투자, 거래은행과의 네고, 인재 채용 모두가 넓은 의미의 구매인 셈이다. 남 부회장이 "구매 역량이 세계최고 수준으로 올라서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남 부회장은 또 "세계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각축을 벌이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려면 회사 각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에서 관리하고 평가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표준화된 조직 구성과, 표준화된 업무 프로세스가 있어야 사업운영이 효율적이며, 표준화된 조직과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시스템도 표준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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